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하였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세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정채봉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 나오는 귀절이다. 리더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최적의 해결 방법을 자기에게 적용하는 자기경영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

워런 베니스는 자기 경영을 못하는 리더를 무면허 의사에 비유한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피폐하게 할 수 있는 점이 둘이 닮았다고 하여 나온 비유이다. 리더의 생각은 어느 하나 조직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에 현명하지 못한 리더의 문제는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유인촌 장관의 말이 도가 지나치다 하여 비판을 받고 있다. 다양성이 생명인 문화관광체육부의 수장으로서 색깔론을 들먹이며 법이 정한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잘 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 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병호 자기경영연구소장은 ‘리더십은 바른 심성과 정중한 태도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루는 노력이 가장 기본이다’라고 조언한다. 요즘은 리더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자기경영’을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성공하려면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등 인맥이 강조되면서 부쩍 자기 처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적 현상이다.

잘못된 언행 즉 자기 성찰에 실패하여 이루어 놓은 업적을 망가뜨리고 퇴진하는 리더를 우리는 쉽게 본다. 유 장관은 잠시 입은 옷을 영원한 내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예의 ‘옷걸이 우화’를 교훈처럼 새겨볼 일이다. “정치 후에 다시 나로 돌아 왔을 때 허망해지지 않기 위해 국회의원 시절 일부러 ‘레드 카펫(red carpet)’을 밟지 않고 비켜 다녔다.”는 소설가이자 국회의원인 김홍신 씨의 말도 있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 (德不孤必有隣·덕불고필유린)’는 논어의 가르침도 있지 않던가.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