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노 현

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지난 2006년도 지방선거에서 이 땅에 발을 들여놓은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운동은 유권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선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우리의 선거풍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선거사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 17대 대선은 이러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정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흐른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행스러운 것은 도내의 경우 강원도민일보를 중심으로 신문·방송 등 언론에서 강원매니페스토추진본부의 토론회를 적극 후원하고, 현역 의원들의 공약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공표하는 등 매니페스토 활성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정책선거가 보다 빨리 정착되고 활성화되리라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희망적인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도민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제18대 총선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선거정국을 뒤흔든 금품수수사건이 우리 강원도에서 일어났다. 정책과 공약을 들고 선거전에 나서야 할 후보자가 좋지 못한 일로 출발선에 서보지도 못하고 낙마한 사건은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며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 없어진 줄로만 알았던 돈 선거가 아직까지 우리 지역에도 잔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깨끗한 선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사례로 기록되게 되었다. 선거를 정책대결로 이끌기 위해 힘써온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이를 적극 지지 해 준 유권자들로서는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초등학교시절부터 선거제도는 물론 깨끗한 선거, 바른선거를 해야 한다는 민주시민교육을 수도 없이 받아왔다. 그리고 선거를 거듭해 오면서 제도개선과 유권자의 시민의식함양으로 금품·음식물제공, 흑색·비방선전 등 고질적인 선거병폐가 점차 개선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까지도 당선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후보자가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돈으로 표를 사고자하는 후보자나 돈에 표를 파는 유권자가 있는 한 모든 국민이 염원하는 공명선거는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 선거는 국민이 국정에 참여하여 주권재민을 실천하는 중요한 기회이다. 특히 우리는 정치인들이 돈에 흔들리는 유권자,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를 결코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같은 학교 출신, 같은 문중, 같은 지역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표를 주는 것도 대표자를 선택하는 올바른 기준이 되지 못한다. 연고라는 장막을 걷어내고 어느 후보자의 공약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인지, 유권자를 현혹시키기 위한 선심성 공약은 아닌지, 진정으로 국민과 선거구민을 위해 봉사할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 국민으로서의 의무는 다했는지 등등을 꼼꼼히 살피고 비교해보는 성의와 지혜가 모아져야 보다나은 대표자를 뽑을 수가 있다.

떳떳하게 당선된 국회의원만이 소신있는 의정활동을 펼 수 있다. 떳떳하게 당선되는 길은 신뢰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당당히 선택받는 것이다.

후보자는 신뢰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는 18대 총선! 유권자는 꼼꼼히 살펴보고 비교하여 올바로 선택하는 18대 총선! 함께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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