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석
강릉시 농정과장
산골 태생인 필자는 어린시절 봄철에 동무들과 산과 들을 헤집으며 찔레순과 시금치꽃대를 뜯어 먹으며 우연하게도 뱀딸기라도 만나면 소리치며 즐거워 했다. 지금도 그 시절을 회상하면 딸기의 종류는 들판에서 자주 접하는 작은 풀속의 뱀딸기, 가시덩쿨에 달리는 멍석딸기(줄딸기), 그리고 나무에 달리는 나무딸기(복분자)가 기억난다.

꽃말이 ‘존중과 애정’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딸기는 우리나라 민속학에도 한 장을 차지한다.

옛날, 중병에 든 어머니가 한겨울에 딸기를 먹고 싶어하시자 아들이 뒷동산 딸기덩쿨 밑에서 엄동설한임에도 하늘을 우러러 간곡하게 기도하자 마른 딸기순에서 새잎이 돋고 딸기가 열려 어머니의 병구환을 했다는 어느 효자의 이야기와, 어떤 고을 사또가 한겨울 마을 촌장에게 딸기를 구해 올 것을 명하자 촌장이 구할 방법이 없어 생병이 나 드러눕자 아들이 사또를 면접하여 아비가 독사에 물려 사경을 헤맨다고 고하자 한겨울에 독사가 어디 있느냐며 호통을 치자 현명한 아들이 동절기에 딸기는 있을 수 있느냐고 답하여 위기를 모면했다는 이야기.

또한, 제철이 지나서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일을 표현하는 속담 ‘동지때 개딸기’, 그리고 준비한 음식이 부족하여 양이 차지아니할 때 ‘달리다 딸기 따 먹듯’한다는 표현의 속담이 있다. 이는 딸기가 생산적기가 아니면 먹을 수 없고 또한 희귀성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딸기의 원산지는 남미지역이나 유럽과 미국을 거쳐 19세기 중엽경 일본으로 들어와 그후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고 추정되며 현재도 대부분 일본에서 육종된 품종이 도입 재배되고 있으며 강릉지역 대다수 농민들은 일본종인 ‘장희’, 국내에서 육종한 ‘설향, 매향’ 등을 주로 재배하고 있으며 강릉의 대표작목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강릉딸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딸기 중에 가장 높은 당도를 유지하고 있어 강릉딸기를 맛 본 사람들은 다른 지방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맛이 없어 못먹겠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현지 방문객도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기온이 그다지 춥지 않은 데다가 해양성 기후로 인하여 수확기인 2월하순부터 밤과 낮의 기온차가 높아 과실의 당도가 최상급으로 올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상급 딸기가 생산되는 것이다. 비록 남쪽지방보다 수확량은 다소 감소하나 가격면에서는 배 가까이 높아 농가소득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해양성 기후를 이용한 재배기술로 지역별 대표작목인 봄철 딸기와 여름철 복숭아 그리고 토마토를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권하고 싶은 자긍심의 과채류임을 자부하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봄기운을 쏘이며 동해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경포호수 주변의 벚꽃 향기속에 재배포장에서 직접따서 한입 물어보는 강릉딸기와의 추억만들기를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아울러, 봄을 느끼면서 딸기따기와 시식을 겸하는 딸기체험행사가 연일 진행되기에 자녀들과 함께 온가족이 강릉을 방문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것도 이봄이 가기전에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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