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래리바커는 20세기는 말하는 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경청하는 일로 성공하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이 의사소통의 주요 방법인 시대가 될 것임을 주장한다. 수평적 관계와 부드러운 감성을 중시하는 시대에는 다양한 생각을 인정하는 포용력과 소통의 기술을 잘 발휘하는 사람, 곧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는 것이다.
토크쇼 황제 래리킹은 대답하기 좋은 질문을 던진 후 자신의 말은 일체 삼가고 경청하는 태도로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었고, 칭기즈칸은 ‘나는 남의 말에 귀기울이며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내 귀가 나를 가르쳤다’고 말한다. 카사노바는 여자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다음 날 반드시 되묻는 등 관심을 보여 여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경청’으로 사람 마음을 얻은 좋은 예들이다. ‘경청훈련’은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이루어져야 효과적이다. 경청에 익숙지 못한 사람들은 대화 중의 침묵을 두려워하여 실수하곤 한다. 상대방 말 잘 듣기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대통령이 “어떻게 생쥐머리가 과자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변도윤 여성부장관이 “생쥐를 튀겨먹으면 몸에 좋다.”는 부적절한 대답을 해 비난받았다. 대화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엉뚱한 말을 하게 됐으리라는 리더십 전문가들의 분석이 맞다면, 변 장관의 발언은 경청과 침묵이 의사소통의 하나임을 교육받지 못한 우리의 빈곤한 자화상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