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옥 문화 커뮤니티 금토 대표

▲ 유현옥

문화 커뮤니티 금토 대표
4월 9일 18대 총선 투표일을 앞두고 언론매체마다 각 지역 후보자들의 우세를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강원도 내에서도 누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까 하는 예측은 언론의 중요한 관심사항이다.

지난해 치른 대선 투표는 역대 투표율 중 가장 낮은 63%였다고 한다. 연이어 열리는 이번 총선은 이보다 더 낮은 50%대의 투표율을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의 낮은 투표율 예상이 무색하리 만치 선거보도는 치열하다. 각 당에서 공천을 놓고 연일 혈전을 벌이던 전사들은 1차로 내전에서 승리하고 드디어 영토 탈환을 위한 대전을 치르고 있다. ‘세 번째 격돌’에 임하는 용사의 전투상황이 들려오는가 하면 ‘초박빙의 접전’을 치르는 혈전의 소식도 전해온다.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때로 불의해 보이거나 혐오감을 준다 해도 정치는 우리의 삶에 깊은 영향력을 발휘하며 사회 변화의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더더욱 선거는 다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핫뉴스이다.

요즘 선거보도에서 가장 흥미있게 다뤄지는 것이 여론조사이다. 후보들의 지지도를 구체적 수치로 알 수 있는 여론조사보도는 단연 가독성이 높은 기사이다. 그러나 이 여론조사는 기술적 방법이 발달해 감에도 불구하고 많은 오류를 낳고 있으며 여론을 호도한다는 비난도 톡톡히 받고 있다.

선거에서 여론조사의 가장 유명한 오류는 1948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여론조사가 공화당 승리를 예측했지만 민주당이 승리한 사례와 1970년 영국 총선에서 여론조사가 노동당 승리를 예측한 것에 반해 보수당이 다수를 차지한 사례들이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15대 총선의 출구조사 오류 등이 논란이 되어왔다.

지난 3월 28일 강원도민일보는 도내 언론사(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KBS 춘천총국, 도내 MBC 4사, GTB 강원민방) 공동으로 이루어진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였다. 각각의 여론조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도내 언론기관이 공동조사를 실시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여겨진다. 강원도민일보의 경우 1면 톱기사와 5면 전면을 할애하여 대중적 관심사인 지지도와 함께 지지선택기준, 투표의향 등도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하여 유권자의 생각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이 조사에 이어 3월 31일과 4월 1, 2일에도 여론조사보도가 있었다. 3월28일 여론조사에서 1,2위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4개 선거구를 다시 조사했다.선거구 표심을 예측하기 위해 다른 여론조사자료까지 인용하여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추이를 보도했다.

이는 일면으로는 뉴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파고드는 기사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의 우위만을 파악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되는 여론조사 보도는 차츰 정착이 되고 있는 정책선거를 흥미위주 선거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선거를 불과 10여일 앞두고 쏟아지는 여론조사는 이같은 분위기를 더욱 고착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론조사 보도를 보면서 독자들에게 보다 친절하게 여론조사의 통계수치를 보도해 주도록 요구한다. 조사의 정확한 의미나 ‘오차범위 내 박빙’이 구체적으로 어느 수치까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 무응답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되어야 한다.

여론조사 기사에 쏠리는 관심을 고려한다면 독자들이 통계기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면 등을 통해 보다 상세한 읽기를 유도함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숫자에 대한 오독과 여론에 대한 오해를 막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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