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용 춘

강원체신청 우편물류팀장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잇는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한 도시국가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나라이다. 이 나라가 살아가는 방법은 바로 물류다. 여기에 금융이 결합돼 싱가포르는 오늘날 세계적인 금융과 물류의 허브국가로 우뚝 서있다. 이 싱가포르를 지난 3월 다녀왔다. 인도네시아 빈탄으로 가기 위해 싱가포르 항을 떠난지 40여분이 지났는데도 정박대기중인 선박들이 섬같이 떠 있어 이 나라가 물류강국임을 실감했다.

창이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데 교통흐름이 아주 좋았다. 싱가포르는 자동차 소유에 대한 욕구와 도로를 이용하는 자동차와의 균형을 유지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차량보유를 통제하기 위하여 자동차할당제도인 VQS(Vehicle Quota System)를, 차량사용통제방식으로 혼잡통행료(Congestion Pricing)를 징수하여 교통량을 줄이고 있다. 이는 세계인들이 싱가포르 항만과 공항, 금융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배려이다.

이 나라는 대다수 국민이 공용어인 영어에 능통하여 공항과 항만을 이용하는 세계 각국의 물류관계자들이 의사소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싱가포르는 경쟁력 높은 물류 정보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항만물류 정보시스템인 포트넷(Portnet)은 항만운영공사가 운영하는 항만과 선사·화주·운송업자 등 모든 이용자가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서류 없이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무인톨게이트 시스템은 컨테이너 트레일러가 터미널에 도착하면 운전기사와 컨테이너, 차량정보를 확인하여 들여보내는 시스템으로 트럭 당 소요시간이 2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서비스 때문에 싱가포르 항만공사는 화주의 요구에 정확히 맞춰주는 시스템을 갖췄다 하여 ‘따라잡는 부두(catch up port)’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다.

싱가포르의 물류산업 성공은 우리나라가 동북아물류중심지로 거듭나는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공항, 항만 등 국제물류거점 시설을 확충하고 DHL, FedEx 등 세계적인 물류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일본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물류시설과 물류시장·제도를 수요자 입장에서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국가물류비를 줄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함으로써 국가물류정책을 통합적으로 조정·통제하여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새로운 항공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공항복합도시와 공항물류단지를 개발하여 인천국제공항을 더욱 활성화하고, 경부고속철도의 2단계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국제적 수준의 효율적인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 물류산업은 화물의 운송·보관·하역·포장 등을 통해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와 소비자 편의 증대에 기여하고, 고용창출이 큰 산업이므로 지방정부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앙고속도로 철원 연장 사업, 원주∼강릉 복선전철화사업, 동홍천∼양양 고속도로의 조기완공, 원주와 양양공항 및 동해항 컨테이너선 활성화 등은 우리 강원도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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