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토속정서 공략이 향토 유통점 발전전략”
공룡마트와 10년 경합 꾸준한 성장세

▲ 한창희 ㈜남원(원주) 대표
요즘 대형마트의 특징이라면 탁 트인 매장면적과 청결, 다양한 전시품목 등을 들 수 있다. 이같은 형태의 대형매장이 지방도시 곳곳에 출현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마트 원주점이 1997년 도내 처음으로 입점했으니 대략 짐작할 수 있다.

한창희(53) ㈜남원 대표(강원이업종교류연합회장)는 도내 유통업계에서 향토기업의 자존심을 지켜온 장본인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1996년 원주시 개운동에서 ‘원마트’를 창업, 현재 원주 태장점, 개운점을 비롯 강릉 입암동과 주문진 등 모두 4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 150여명이 지난 해 총 32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4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공룡마트’와 10여년간 경합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거두기까지는 한 대표의 끊임없는 변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난 92년 원주 남부상가 내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공간에 남원유통을 창업했어요. 원마트의 시초였죠. 규모는 다르지만 최근의 대형마트처럼 진열장을 오픈형으로 바꾸고 깔끔한 내부장식을 갖춘 파격적인 매장을 선보였습니다.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남 대표는 남원유통의 창업성공을 발판 삼아 원주지역 주요 동네에 중소규모의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며 기반을 다졌다. 위기는 원마트의 확장을 준비하던 98년 외환위기와 이마트원주점 개점으로 몰아닥쳤다.

하지만 한 대표에게 위기는 기회였다.

“외환위기로 한 달에 수천만씩 이자를 부담하기도 했어요. 어려울수록 지역친화적인 영업과 빈틈시장 공략을 위해 시장분석을 쉬지 않았어요. 결국 어려운 경제상황이었던 지난 99년 강릉진출에 성공, 회사경영의 활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마트 등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 등과의 시장경쟁에서 획일화된 품목과 진열형태를 과감히 파괴하고 ‘지역별, 동네별, 고객층별’로 나타나는 토속 정서를 발빠르게 대응하는 영업전략을 중시여긴다. 원주공고 축구부와 대성고 씨름부 후원회, 원마트배 테니스대회, 매년 5월 대규모 경로잔치, 불우이웃 쌀 지원 등 지역사회와 끊임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도 한 대표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한 대표는 “도내 유통업은 거대한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에 맞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무엇보다 전 직원들에게 향토기업의 자부심과 공존공생의 주인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박창현 chpar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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