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현 옥 문화 커뮤니티 금토 대표

▲ 유현옥
     문화 커뮤니티 금토 대표
사람들은 어떤 뉴스를 흥미 있어 할까? 이것을 단정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매체로부터 뉴스를 접하는 수용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그 관심과 영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사와 학자들은 끊임없이 수용자에 관한 연구를 한다. 하지만 수용자는 한곳에 머물러 있는 고정대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영화 대사가 있듯이 수용자는 움직인다. 시대에 따라 매체에 따라…. 요즘 같은 다매체시대의 독자는 더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뉴스 제공자들은 자신만 쳐다보지 않고 자꾸 한눈파는 애인의 마음을 잡으려고 애쓰듯, 독자의 마음 따라가기에 바쁘다.

사람에 관한 뉴스는 제법 가독률이 높은 영역이다. 그래서 신문마다 이름은 제각각 다르지만 사람과 관련된 지면을 별도 섹션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 지면에는 비교적 정치적 뉴스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실린다. 특히 지역지는 보다 지역 속으로, 사람 속으로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많은 지면을 사람 관련 뉴스에 할애한다.

강원도민일보의 경우, 타 신문들과 비교해서 ‘도민마당을 전체 지면의 전반부에 배치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뉴스가 실린다.

이 가운데 ‘동정(動靜’ 이라는 코너를 두어 각계 인사들의 그날의 움직임을 알리는 지면이 있다. 시장군수의 동정은 별도로 제목을 달아 나란히 싣는다. 또한 6개 권역별 지면에도 별도의 동정란이 있다.

이 많은 지면에는 누가 담겨 있을까? 일주일간 동정 뉴스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재미있는 점을 여러 개 발견하였다. 3월 24일부터 29일, 6일간 지면에 실린 동정 건수는 212건, 하루 평균 30여 건이 실린다.

여기에 절대적인 비율로 등장하는 인물은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 및 의원들이다.

자치단체장과 함께 시군 의회 의장 및 의원들이 거의 비슷한 비율인데 이는 의윈들이 민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동정은 대부분 각종 행사에 참가를 알리는 수준을 넘지 못한다. 심도 있는 의정활동이나 민의를 대변하기 위한 활동을 읽어내기가 어렵다.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하는 대상은 교육장, 농협 관련 단체장 등 대부분 관공서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의 동정이다. 이 기간 중 경제인 6회, 사회단체장, 번영회장 각 3회, 문화단체장 2회, 대학인물 1회 등 관가를 벗어난 인물은 지극히 소수를 점하고 있다.

특히 한 주간 3회 이상 연속적으로 동정란에 등장한 인물은 12명이나 된다. 하루 건너 한번 씩 같은 사람의 동정이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거나 오피니언 리더에게 언론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동정의 내용이나 대상인물의 편향성에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이는 기자들의 취재 시스템에서도 그 원인이 있다고 추측된다. 관공서를 중심으로 한 출입처와, 그곳에서 생산되는 뉴스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또 거기에서 파생되는 공공기관의 장에 관한 동정을 독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동정뉴스는 아주 짧은 소식이지만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 몇 줄 안에 그 사람의 면면을 읽을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이른 아침 줄줄이 어느 행사장에 참가하는 기관단체장의 동정보다는 정책과 개발 관련 뉴스 속에서 반짝이는 사람냄새가 솔솔 나는 동정을 상상해본다. 미국의 어느 지역신문에서는 그 지역민의 출생과 사망에 대한 기록이 실린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태어나고 죽음도 지역의 뉴스가 된다는 것이 신선하다.

거대 담론 속에 오롯이 자리한,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신문을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매체로 만들어 가는 데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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