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권호

한국무역협회 강원지부장
1970년대 후반 중국의 개방개혁정책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30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해왔던 주강(珠江) 삼각주(Pearl River Delta)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업 탈출 붐은 우수기업 유치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뒤돌아보게 하고 있다.

주강삼각주지역은 중국 광동성 주강의 바다입구 주변의 9개시(광주, 심천, 주해, 동관, 중산, 혜주, 강문, 조경)를 가리키는데 홍콩, 마카오와 인접해 있다. 면적은 4만2000㎢로 광동성 전체면적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는 4300만명으로 광동성 전체인구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이지역의 작년 1인당 GDP는 7800불로 중국 평균치 2460불보다 3.2배나 높았다.

이같이 발전된 지역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많은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공장을 타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홍콩경제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8만여개의 주강삼각주내 홍콩기업들중 37%는 주강삼각주를 떠나고 63%는 아예 광동성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30년이나 장기간 호황을 누려왔던 주강삼각주 지역업체들이 공장이전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급격한 인건비 상승, 위안화 평가절상, 수출증치세 환급률 인하 등이 바로 그 이유다.

금년 1월부터 신노동법의 실시로 기업 인력사용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기업이 고용에 따르는 각종 보험금을 부담하게 된데다 최저 임금도 인상되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또한 2005년 7월에는 달러당 8.12위안하던 환율이 금년 4월중에는 약 16%나 절상된 달러당 7.01위안이 되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었다. 또한 작년에는 550여개 품목의 수출세 환급이 취소되었으며 2200여개 품목의 수출세 환급률이 인하됐다.

주강삼각주 업체들이 선호하는 이전대상지역으로 해외는 베트남과 인도, 국내는 강서성 감주를 선호하고 있는데 감주경제기술개발구에 입주한 300여개의 업체들 중 80∼90%는 주강삼각주로부터 이전해온 기업들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감주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한 업체들은 감주지역의 토지, 전기, 수도 등의 평균가격이 주강삼각지지역에 비해 절반가량 저렴하고 인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심천항까지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어 생산된 제품을 손쉽게 선적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주강삼각주에서의 기업탈출붐은 기업유치와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바로 기업이 원치 않는 환경이 조성되면 기업들은 미련없이 떠나는 반면 원하는 환경이 조성될 때 기업들은 스스로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강원도의 기업유치가 큰 타격을 받을 것처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그보다는 강원도가 수도권에 비해 땅값도 저렴하고 우수한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생산된 물품이 저렴한 비용으로 선적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는지 등의 여부를 먼저 따져보고 이들 부문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우수기업유치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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