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다. 2001년의 활력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시작 되는것 같다. 집집마다 아침시간이 분주한 봄의 문턱이다.

전국민의 25%인 1,200만명이 배움의 현장에서 꿈과 희망을 가꾸어가기 시작하는 3월이니 생활리듬이 모두 변할 수 밖에 없다. 재롱만 피우며 아기같던 꼬마녀석이 왠지 의젓해 보인다. 긴 코수건에 명찰을 달고 선생님 말씀에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는 모습에 대견스러움을 느낀다. 또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된 자녀가 늠름해 보인다. 대학생이 되거나 한학년씩 올라간 학생들을 보며 세월의 빠름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생동하는 꿈나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교육현실을 걱정하는 학부모가 많음을 부인할수가 없다. 전세계 어느나라보다 교육열이 뜨거운 한국의 교육정책과 현장교육의 상황이 뜨거운 교육열에 반비례하고 있어 안타까워 하는 국민들이 많다. 일선 교육현장을 지키시는 선생님들도 우리나라 교육이 지향하는 정확한 목표가 무엇인지, 학생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때가 한두번이 아님을 솔직히 고백하는 선생님들이 너무나 많다.

세태가 변해서 '君師夫一體' 같은 고전을 원하지도 않고 그렇게 될수도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이 이래서는 안된다고 모두 공감하면서도 뾰족한 대안이 없음에 학부모들의 마음은 불안하다. 아니 학부모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가 불안하다.

百年大計라고 말들 하지만 6개월 단명 교육부장관이 양산되는 현실에서는 '半年大計'가 될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포기할수는 없다. 한동안 강원도 교육가족의 일원으로 몸담았던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3월을 맞아 학부모님께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그래도 우리의 교육이 바로 서는 길은 학부모 손에 달렸다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복잡하고 난해한 상황속에 학교가 휘청거릴때 학부모님들이 학교를 밀어주고 선생님을 믿고 힘과 용기를 심어줄때 그나마 교육이 바로 설수있다. 한때는 교육개혁의 주체인 교사가 개혁의 대상이 되는 서글픈 때도 있었다. 결국 교육현장은 무너지고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갔다. 경제논리로 교육개혁을 시도한 것이 얼마나 무모한 정책이었는지 우리는 피부로 느꼈다.

교육의 결과는 많은 말이 필요 없다. 참된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다. 학교 우등생이 반드시 사회 우등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만 100점 맞고 수능점수만 높으면 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을 하는 학부모를 볼때면 연민의 정을 느낀다. 물론 학업성적도 중요하지만 요즘같은 세태에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위해 애를 쓰시는 부모의 고마움을 알고 끈끈한 혈육의 정을 느끼고 친구의 다정한 우정을 소중하게 여길줄 아는 자녀를 키우는데 더 깊은 관심을 갖는 부모가 현명하다.

천륜을 저버리고 배은망덕하고 부모의 충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애물단지 자녀가 매년 늘어가고 있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첫주에 냉철하게 생각해 보는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 여러분, 그래도 우리가 믿어야 할곳은 학교입니다.

최규성<前강원도교육청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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