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모니터가 본 생활물가

▲ 유금숙 강릉시 입암동
몇달 전 외출을 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벽면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가스요금이 또 인상된다는 내용이었다. 동절기라 가스사용을 줄인다해도 요금 인상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혼 20여년 만에 집을 넓혀 새집으로 이사를 와 좋긴한데 관리비부터 시작해 전기료, 가스요금 등등 모든 공공요금들이 이전보다 더 많이 나와 안 그래도 걱정이 태산이었던 참이라 아마 더 놀랐던 것 같다.

요즘은 텔레비전만 켜면 연일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온다.

유가야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니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겠지만 두부, 콩나물, 감자, 야채, 과일 등등 그야말로 날만 새면 경쟁을 하다시피 물가가 오르니 이젠 아예 시장가는 일이 겁난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서울로 유학 간 한 대학생이 “비싼 학비 때문에 시골의 부모님이 큰집을 팔고 작은집으로 이사를 하셨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걸 보았다. 대학생과 고등학생 두 아이를 둔 부모로서 가슴이 쿵 내려앉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그런 내용들이 비단 텔레비전에 나온 그 학생만의 일이 아닌 것이라는데 있다. 해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을 보면서 자녀를 둔 대다수의 서민 부모들은 걱정으로 잠을 설치고 있다. 정말이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두가 걱정이 태산이다. 언제부턴가 오랫동안 써오던 가계부 쓰는 일을 그만 두었다. 카드 사용이 많다보니 복잡한 것도 그러려니와 매달 적자가 나 나중엔 가계부만 펼치면 짜증부터 났기 때문이다.

수입은 일정한데 지출은 날로 늘어만 가니 이래저래 적자가 쌓여 이제는 예전 알뜰하게 가계부를 쓰던 일이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내일 아침엔 공공요금과 기름 값이 폭락했다는 시원한 뉴스 좀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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