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권 사장 사무실에 들러

붉은 얼굴 바라보며

요즘 건강이 어떠시냐고 물었다



권 사장 지난 40년 간

마누라보다 더 깊이 정든

옛 애인과 일 년 전에

절연을 하고 나니 살 것 같다한다



마누라와 이혼하기보다 어려운

애인과의 절연 한 후

처음에는 미치도록 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다 잊었단다



절연할 때는 과감하게

끽연(喫煙)이

아무리 유혹해도

미련 두지 말고

과감하게 정리하라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프고

하루도 못 보면

미칠 것 같아도

인연이 아닌 것은 만나지 말라



어른들 눈치 살피면서 만나고

학교 화장실에서 숨어 만나고

으쓱한 곳에서 몰래 만나지 말라

그대 앞날에 광영(光榮) 있으리라

이종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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