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의범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창조도시 시민포럼 상임대표)
오늘날 세계는 공존과 경쟁의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보호무역장벽의 강화, 첨단기술이전의 회피, 산업구조조정, 경제협력 등과 같은 지역화 현상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조화의 국제환경을 협조체제로 유도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바로 글로벌기업 유치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세계경제에서 최근 급속하게 부상하고 있는 이슈 중의 하나는 글로벌기업 유치에 대한 세계 각국 정부의 비상한 관심이다. 국가경제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서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인센티브의 제공, 관련 법규의 개정 등 경쟁적인 방법을 통해 글로벌기업의 유치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기업 유치에 세계 각국이 각별한 노력을 경주하는 이유는 이들의 유치가 점차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각국 경제의 새로운 국부의 원천인 동시에 신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기업의 유치경쟁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외자유치와 더불어 미국과 유럽이 투자의 주체이면서 주요 유입지역으로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국가간의 경쟁에 그치고 않고 동일 국가 내 지방정부간에도 매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브라질에서는 지자체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지나친 보조금이 지급됨으로써 국부유출의 논란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말 외환위기 직후 글로벌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었으나, 위와 같은 세계적인 유치경쟁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중국, 인도 등 주변국들의 글로벌기업 유치성과가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1999년 연간 100억 달러를 상회하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2002년을 고비로 점차 감소하여 2003년에는 60억 달러 수준까지 후퇴하였다. 다행히 2004년 이후 다시 성장세를 회복하여 매년 100억 달러 규모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나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던 2000년대 초반의 모습에 비해서는 그 성장세가 한풀 주저앉은 상태이다. 특히 글로벌기업의 유치는 그 건수와 투자금액 면에서 답보상태에 있으며 그 활력이 많이 둔화되었다.

글로벌기업의 유치는 고용창출, 경기회복 등 단기적인 경제효과를 시현시킬 뿐만 아니라, 취약한 경제구조의 고도화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산업공동화의 현상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 따라서 동북아중심 국가의 건설 등 우리나라가 지향하고 있는 경제적 비전의 달성을 위해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글로벌기업 유치전략의 개발을 통한 지속적인 유치확대가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할 과제이다.

출범 100일을 맞는 CEO 대통령의 중앙정부와 지방분권에 익숙해진 지방정부가 이러한 글로벌기업 유치의 필요성은 깊이 인식하고 있으나, 그 인식에 비해 국가나 지방의 전략적 차원에서 효율적인 정책수립을 통해 지속적인 추진이 아쉬운 상황이다. 특히 다른 도와 시에 비해 취약한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고 산업의 고도화가 매우 절실한 강원도에 있어서 글로벌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전략대안의 수립과 점검, 그리고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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