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옥 문화커뮤니티 금토 대표
매스미디어가 날마다 뉴스를 생산해 내지만 그것이 독자에게 도달하여 어떠한 반응을 일으키는지, 정확히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독자의 반응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수용자연구가 있지만 미디어가 갖는 효과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어 왔다. 매스미디어 초기시대에는 메시지가 전달되면 바로 즉시적인 반응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피하주사이론 또는 탄환이론이 나올 만큼 강력한 효과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이러한 생각은 여러 차례 수정되었고, 점차 수용자의 능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같은 메시지라 해도 각각의 수용자 특성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다는 의미이다.

매체에 대한 신뢰도도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변해가고 있다. 강력한 신뢰도를 자랑하던 신문은 점차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뉴미디어인 인터넷이 강력한 힘을 갖는 요즘 상황은 기존의 미디어 지형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예측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의 촛불시위와 인터넷 미디어의 공론기능은 뉴미디어의 공적 기능을 재확인시켜주면서 미디어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는 늘 새로운 테크놀러지가 등장할 때마다 올드미디어의 퇴장을 예측했지만 그 예측은 빗나갔다. 올드미디어들은 뉴미디어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 자리를 내주면서도 꾸준히 자기의 영역을 갖고 새로운 기능을 더하면서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요즘 연예계에 올드 스타들이 새로운 역할로 빛나듯이….

강원도민일보는 올해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했다. 그 역할을 맡은 나는 여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편집국 별칭, ‘옴부즈우먼’이다.

이름이야 어떻든, 이 제도는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신문사와 독자의 중간 역할을 하는 자리이다. 원래 이 제도는 스웨덴에서 정부부처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조사하는 제도로 출발했다. 이것이 언론에 도입된 것으로 언론사의 내부비평과 함께 독자와 보다 원활히 소통하기 위한 창구이다.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전국에서 7개 신문사에만 도입된 제도로 도민일보는 일찍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매일 발행하는 신문을 모니터하고 정기적으로 비평을 칼럼을 쓰는 일을 하는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제일 반가운 것은 기사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칼럼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주시는 분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변화이기는 하지만 독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의 하나로 며칠 전, 한 독자로부터 의견이 전해졌다.

그 독자는 신문의 독자란을 주시하고 있었다. 독자면에 실리는 독자투고의 편향성을 지적하고 있어 미처 살피지 못한 나는 5월 한달 간의 독자면을 세심히 살펴보았다.

강원도민일보는 5월 한달 간 오피니언란에 독자기고를 ‘독자한마디’, ‘독자의견’, ‘독자수상’ 또는 아무 표시 없이 실었다. 이 부분도 통일성이 있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 독자기고가 실린 18일 중 15일 간의 기고독자가 경찰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기고 내용은 교통질서와 교통안전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속기관의 업무와 연관된 홍보글인 것이다. 또한 소방서, 우체국, 한전, 통계청 등 공공기관의 홍보성 글이 기고 34건 가운데 23건(67.6%)을 차지하고 있다. 독자의 의견이 오가는 광장의 기능보다는 각 기관의 홍보의 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독자와의 소통을 적극 시도하고 있는 도민일보가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소통불능은 존재자체를 위협한다. 최근의 일부 언론이 겪고 있는 현실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근의 연예계 올드스타 붐이 신문에게도 오게 하려면 이 소통의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라고 주문한다.  유현옥  jadey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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