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상 철 상지대 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섬기는 정부가 되겠다고 하였다. 미국을 섬기는 정부, 힘 있는 계층만을 섬기려는 것은 아닌지 국민은 헷갈리고 있다. MB정권의 실용보따리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의심을 품기 시작하였다. 석달 열흘이 지났지만 온통 쇠고기 정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정권은 정말로 대통령 짓 못해 먹겠다고 푸념할 만하다. 그러나 이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용하였기에 입 밖에도 내지 못하는 형편에 처해있다.

국민 건강과 안전을 경시한 협상안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였으며 검역주권을 포기한 정부당국은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다. 잘잘못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에 정부당국자는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에는 지식이 부족하였으며 협조를 구하기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국민감정을 폭발케 하였다. 타산지석의 측면에서 잘못된 협상 속에서도 쓸만한 긍정적인 측면을 찾아보자.

첫째 과학의 상향 평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어지간한 과학자도 알지 못했던 광우병관련 지식을 초등학생부터 팔순의 어르신까지도 모두 다 알 수 있도록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점이다. 더욱 값진 이유는 강요에 의한 교육이 아니라 자발적 학습에 의하여 국민의 과학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둘째 시민주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안전을 무시하고 국가의 검역주권을 포기한 정부를 바로잡기위해서는 시민의 직접참여만이 바른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사회는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한 사회로 변모되어가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행복을 영위하는데 정부당국과 의회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 앞서가는 국민 의식을 국가가 다스리기에는 극명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셋째 어둠은 촛불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재 인식시켰다. 협상결과에 대한 잘잘못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진정성이 결여되었다. 정부당국자들은 연일 자신들의 잘못과 실패를 변명으로 강변하여왔으며 하나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또 다른 잘못을 연발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온 국민은 실패는 실패일 뿐 변명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터득하였다는 점이다.

넷째 신종 건축기법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컨테이너박스가 철의 장벽과 철조망을 대신할 수 있다는 시위진압의 새로운 기법이 재정립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위진압의 효과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소통과 평화를 위한 캔버스로 활용하는 시민들의 지혜의 벽 앞에서 컨테이너장벽은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4계절이 뚜렷하고 자연이 아름다워 어느 나라보다도 풍부한 감성을 키워온 대한민국의 국민이 있다. 감성이 풍부한 국민을 섬겨서 화합의 장을 만드는 지혜를 동원하여야 한다.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감정을 건드려 사회적 혼란을 유발시키며 사회발전의 기회를 상실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확신은 화를 불러온다. 국민의 바라는 바를 헤아리고 국민의 눈높이를 재점검하여 공염불이 아닌 행동으로 국민을 섬겨서 성공하는 이명박 정권이 되길 바란다.

국민은 물질적 풍요에 못지않게 정신적, 사회적 안정을 갈구하고 있다는 점을 현 정부는 헤아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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