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생활예절을 중시하고 도덕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은 지구촌 가족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순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일본의 경제 평론가 오마에 겐이치가 ‘부의 위기’에서 다가오는 시대는 ‘경제대국보다는 생활대국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한 것은 현대문명이 물질적인 쪽으로 치우쳐 인간 사이에 상생의 관계가 훼손되고 있음을 우려한 나머지 정신적으로 황폐화되고 실종위기에 처한 예문화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다. 남과 더불어 신실한 사회공동체로 살아가려면 예절바른 행동으로 품위를 높여야 한다. 이를위해 우선 누구를 만나든 정감있는 인사를 나누어야 한다. 인사는 상대를 존경하고 반가움을 나타내는 것으로 가정의 화목과 이웃 공동체의 인화단결을 이루는 활력소다.
그러므로 누구를 만나든지 지위의 고하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내가 먼저 인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대에 따라 상냥하고 바른 자세로 공손히 인사해야 함에도 바쁘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통고 형식이나 ‘막대기 꺾기’식 인사는 근절되어야 한다. 바른 자세로 상대의 눈을 보고 벼이삭이 익어 고개 숙이듯 공손하게 상체를 숙인다음 서서히 일어나 바른 자세로 상대를 바라보며 적절한 말을 건네는 인사라야 한다. 인사할 때 표정 짓기, 시선의 위치, 입 모양, 머리·목·등의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은 바른 예(禮)를 갖추기 위한 기술이라 하겠다. 다음은 호감가는 말을 해야 한다. 말은 마음 씀씀이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 건실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토마스만은 ‘말은 문명 그 자체이다.’라 했고, 장자는 ‘말을 잘못 하면 인간관계에 커다란 풍파가 일어난다’고 한 것은 말이 문화의 척도이기도 하지만 인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는 교훈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으로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 상대에 따라 ‘시’, ‘세’, ‘셔’를 중간에 끼어서 하는 높임 말씨로 상냥하게 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끝으로 바른 몸가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른 몸가짐은 자신을 떳떳하게 보이기 위한 것이며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자세다. 표정을 밝게 하고, 옷 맵시를 단정히 하며 행동을 바르게 하는 것이 예절의 기본을 바르게 지키는 기술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몸가짐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구용(九容)’이다. ‘아홉 가지 모습’이란 뜻을 가진 구용은 입의 모양을 비롯해 머리에서 발 끝까지 우리의 자세를 바르게 하는 교본으로 삼아 왔다. 뿐만 아니라 인재등용의 기준으로 삼았던 신· 언·서· 판에서 신(身)과 고전인 ‘대학’의 팔조목 중에서 수신(修身)을 맨 앞에 둔 것은 자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정감 있는 인사와 호감가는 말씨 그리고 바른 몸가짐은 밝고 명랑한 사회를 이루는 예절의 핵심으로 이를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은 삶의 기술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