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의 범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창조도시 시민포럼 상임대표)
글로벌시대는 기업경영에 대한 이해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버드대의 펄뮤터 교수는 본사의 자회사에 대한 경영자의 태도를 중심으로 EPRG모형을 제시하였다.

첫째, 자민족중심적(Ethnocetric) 경영관으로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권한, 자회사 통제방법, 의사소통방법, 인원구성 등 여러 조직과 경영면에서 경영자들이 본사 중심적인 태도를 갖고 있음을 가리킨다.

다음으로 다중심적(Polycentric) 경영관으로 여러 조직이나 경영 등의 기준이 현지자회사 중심적인 본사태도를 가리키며 현지주의라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지역중심적(Regiocentric) 경영관으로 수 개국이 인접해 있는 지역이나 경제블록지역에 대한 접근태도를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지구중심적(Geocentric) 경영관이란 세계를 하나의 활동무대로 보면서 특정 국가에 구애받지 않는 태도를 가리킨다.

이러한 분류와 착상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과연 어떤 기업과 경영자가 지구중심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지, 또한 그러한 태도를 갖고 있지 않는 기업은 지구중심적인 기업이 아니라고 단정하기가 어렵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 네 가지의 경영관은 아직도 설명력을 지니고 있다.

글로벌경영이 세계경제 조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민족국가와의 이해상충에 있다.

특히 다국적기업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기업이나 개인의 행동이 속해 있는 국가의 이해와 일치한다고 인정되었기 때문에 국제거래에서 특별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국적기업의 등장으로 인해 특정 현지국(host country) 국적을 지닌 자회사는 그 자회사의 본부가 위치한 본사국(home country)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낳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세계경제에서 다국적기업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다국적기업의 성격은 세계경제 조직 내의 행동주체로서 민족국가뿐만 아니라 다국적기업도 고려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까지 기업의 글로벌화는 국내기업이 국제기업으로, 다국적기업으로, 그리고 초국적기업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단계적인 발전론의 입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해 한국을 방문했던 경영컨설팅회사 헤이그룹의 오타키 대표는 기업의 세계화 진행단계를 4가지 단계 즉 국제화단계, 다국적단계, 글로벌단계 그리고 초국적단계로 제시하였다. 국제화단계의 기업들은 자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해외로 수출하게 된다. 다국적단계에서는 단순수출에서 벗어나 현지국 소비자의 구미에 맞도록 제품을 수정하는 단계로서 업무형식이 분산화되고 본사와 현지법인 사이의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하면서 일관된 통일성이 요구되는 단계이다. 여기에서 진화한 글로벌단계에서는 기업경영의 중심축이 하나의 구심점으로 집중되고 제품의 품질관리 등에서 통일성이 강조되는 단계이다. 마지막 단계인 초국적단계에서는 본사와 해외자회사간에 균형이 잡힌 국제경영전략과 글로컬(glocal)기업문화가 필요한 단계이다. 오타키는 초국적단계 기업에서는 기업의 지향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생각할 줄 아는 진정한 글로벌경영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1980년대 초부터 소위 제3세계 다국적기업이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 이전까지 다국적기업은 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 본부를 둔 기업을 지칭했던 데 비해서, 개발도상국에 본부를 둔 다국적기업이 대두하였다. 이제 제3세계 다국적기업에서 한국기업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기업의 글로벌화가 더욱 가속화되어 왔다. 한국기업의 글로벌화는 그 나름대로 특수성을 갖고 있으므로 보다 많은 연구와 분석이 요구된다.

글로벌경영시대를 맞이하여 강원도에 투자하려는 세계 각국의 우수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강원도 연고 기업들의 글로벌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글로벌경영에 대해 기업경영자와 직원, 각급 지방정부의 책임자와 직원, 자치단체의 임직원, 나아가 강원도 구성원 모두의 이해가 깊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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