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령포 관음송
영월읍 광천리에 소재한 청령포는 한강 상류지역인 영월군 남면의 강 가운데 고립된 작은 섬의 소나무 숲이다. 조선의 제6대 임금인 단종이 왕위를 찬탈당하고 노산군으로 강봉, 유배되었던 곳으로 어소위치를 전하는 단묘재본부시유지비도 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조그만 배를 타고 청령포로 건너가게 되었는데, 사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비오는 날의 청령포는 어린 단종의 한과 비애가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너무도 잘 어울려, 마치 단종의 어린 넋이 머물러 있는 것처럼 가슴에 아련한 파문을 던져 주었다.

청령포 소나무 숲속에 서있는 천연기념물 제349호 관음송은 높이 30m, 가슴높이 둘레 5m이며, 지상 1.2m높이에서 두 가지로 갈라져 자라고 있다. 나무의 나이는 확실하지 않으나 조선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 때 이 나무의 갈라진 가지 사이에 앉아서 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어서 약 600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소나무를 관음송이라 부르는 것은 이 나무가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觀) 들은(音) 나무였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관음송 옆에는 작은 비석이 서 있는데 ‘동·서 삼백척, 남·북 사백구십척’ 이라 새겨져 있다. 이 금표비는 단종이 유배되어 있던 청령포에 일반 백성들이 출입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영조 2년(1726년)에 세운 비석으로 지금까지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보존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만약 이 금표비가 없었다면 이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어 이렇게 멋진 문화유적지를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조그만 비석 하나가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과 소나무숲 그리고 단종의 숨결이 묻어 있는 관음송을 지켜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금표비의 의미는 단순한 비석 이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종과 관련된 영월의 많은 문화유적지를 다녀 보았지만 청령포 만큼 단종의 숨결과 신비감, 숙연한 기분을 자아내게 하는 곳도 드물다. 아마 단종의 넋도 서려 있겠지만 거대한 소나무 숲에서 내뿜는 기운 때문이 아닌가하고 생각해본다. 윤귀남·영월국유림관리소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