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학 기

강릉대 교수
임진왜란 이전에 이항복 대감은 있지도 않은 허사를 두고 밤낮없이 싸우는 비변사(군사 대책회의)에 늦게 참석하고는 “환관은 스님의 머리채를, 스님은 환관의 국부를 휘어잡고 싸우는 구경을 하다가 늦었다”고 그들의 거짓말을 꼬집어 야유했다는 일화를 남긴다. 요즈음 촛불집회 관련 방송인, 미국 쇠고기 반대자, 야당 국회의원 등은 머리채와 국부를 잡고 싸우는 스님이나 환관에 다름없다. 날씨마저 무더운 여름에 정국은 불안하고, 경제는 어렵고, 민생은 고달프고, 사회는 어지러운데 저들의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은 정말 짜증나게 한다.

MBC의 PD수첩은 소와는 전혀 관계도 없는 크로이츠폘트-야곱병(CJD)에 걸린 미국 20대 여성을 인간 광우병(vCJD)에 걸린 것으로, 주저앉은 소(Downer)를 ‘광우병 소’로 둔갑시켜 10대 소년소녀들까지 촛불시위장으로 내몰았다니 MBC 보도는 스님의 머리채 수준이다. 누가 뽑아 주지도, 인정해 주지도 않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정당한 정권에 대하여 국민의 이름으로 ‘쇠고기 재협상을 명령’할 만큼 오만을 부리더니 이번에는 일부 종교계 인사와 함께 5개항의 협상안을 들고 청와대 방문을 시도했다고 하니 5%도 안 되는 저들만의 ‘국민권한’은 역시 ‘환관의 국부’ 에 불과함을 인정한 셈이다.

1996년 동물성사료 급식을 중단한 이후 작년부터 이 지구상에 인간 광우병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지난 20년간 미국 쇠고기를 먹고 살아온 미국인 3억명과 재미교포 250만명도 별 탈 없다고 교사들이 가르쳤어도 청소년들이 길거리로 뛰쳐 나오고 ‘아직 15년밖에 못 살았어요, 저의 인생설계는 40대를 채 못가 멈췄습니다’라고 절망했을까.

공영방송이 사실을 왜곡, 과장, 선동하고 전교조 교사가 편향지식을 고의적으로 전파하여 청소년들을 절망시킴으로써 인생을 낭비하고 황폐하게 함은 개인과 국가 미래 모두를 위해 불행한 일이기도 하지만 촛불집회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은 더할 나위 없이 컸다.

가장 심각한 사회적 비용은 차량이나 시설의 파괴가 아니라 사회정의가 무너지고 가치가 전도되어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사회로 이행됨으로써 국민통합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있어 미국 쇠고기 재협상은 구실에 불과하다. 그러나 무엇으로도 인정받을 수 없는 원천은 의도된 거짓말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KBS나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국가, 국민의 공익성추구 이상의 가치란 있을 수 없다.

‘PD수첩을 지켜달라’는 구호는 또 다른 속임수다. ‘목적이 수단을 합법화 한다’는 386식 사고방식은 시대정신이 될 수 없다. 이들의 우상 체 게바라도 ‘수단이 비열하다면 결코 목적은 정당화 될 수 없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비열한 수단을 응징하고 거짓을 뿌리 뽑는 것이 국기를 바로잡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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