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석 래

평창영월정선축협 조합장
오랜만에 단비가 왔다.

장마 중에 가뭄이라 한다. 장마는 왔는데 비는 오지 않고 가뭄이 들었다. 각 신문마다 가뭄을 진단 했다. 어떤 신문은 지구의 온난화 현상으로 7월 장마철에 비는 오지 않고 고온현상 특히, 동해안 지역으로 열대야 현상이 왔다고 했다. 열흘이상 비는 오지 않고 기온은 올라가 밤 기온도 25도 이상 되는 기상 이변을 가져오자 들에 심은 곡식과 채소 작황이 말이 아니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올해 농산물 가격도 어느 한 품목 좋은 것이 없다. 무는 생산량이 늘어 상인들과 계약한 물량마저 중도금과 잔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배추도 값이 없어 작업을 포기하는 밭들이 더러 보인다.양상추 역시 고온으로 인해 출하도 못하고 밭에서 썩어가고 있다.

이런데다가 비료값과 기름값이 지난해보다 두배는 오르고 새정부 들어서 탈도 많고 말도 많던 소값마저도 암송아지 1마리에 100만대까지 떨어졌다.사료값, 조사료 값은 배나 올랐다. 지금 같은 상황을 비유하는데 ‘사면초가’ 라는 말이 딱 떨어지는 말이다.

어느 농민이 “어떻게 살아야 하지”하는 말에 무슨 말로 답변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마음속으로 답변을 했다. “그래도 살아야 해” 라고.

농사꾼의 눈을 들여다 보며 말은 못하고 마음속으로 위로의 말을 한다. 이 어려운 때 농업, 축산업협동조합장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해본다.

요즘의 시대정신이 ‘소통’이라고 한다. 탈도 많고 말도 많던 미국 소고기 수입문제로 인해 촛불 시위라는 새로운 시위 형태가 생겼다.

이와 함께 ‘소통’이라는 말도 흔히 들을 수 있게 됐다. 소통이란 ‘소고기를 잘 유통시켜야 한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절망하는 농민들과 소주 한잔하며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하는지 맞장구 치면서 격려해주는 자세, 이러한 모습이 필요한 시대이다.

지도자가 내 말만 말이라고 ‘나를 따르라’라고 하는 자세는 요즘 시대에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요즘같이 지식과 정보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시대의 지도자 덕목은 같이 어울리고, 어려움을 나누고, 마음을 알아주고, 해결책을 같이 만드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여름 가뭄,장마 속에 내린 단비같이 농민에게, 축산인에게,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시원한 소통의 장을 제대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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