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 해 명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강원도 관광산업의 현주소로 한마디로 불안정하다. 산업이 안정적이려면 개개의 성쇠가 어우러져 산업 전체적으로 고른 경향을 보여야 한다.

문화상품과 관광업을 배경으로 하는 접근성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고, 문화를 찾는 관광이 주요한 아이템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문화산업 자체로도 연 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강원도 문화산업, 그 정체성의 확립도 필요하지만 강원도 관광업이 안정적이려면 우선 내용으로서의 문화가 제대로 서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화·관광자원은 부족한가?

2008년도 전국의 축제는 934개로 강원도에서는 110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120개의 축제를 개최하는 서울 다음으로 많은 수치이다. 2008년도 우수축제로 선정된 강원도의 축제는 춘천국제마임축제, 양양송이축제, 화천산천어축제, 인제빙어축제, 평창효석문화제, 원주한지축제, 정선아라랑제 등 모두 7개로 전체 54개의 13%에 달한다. 양과 질의 측면에서 강원도의 비교우위가 입증이 된 셈이며, 부가가치·고용창출의 기여도를 떠나 이 정도면 강원도의 문화·관광의 저변은 확보된 것이 아닐까 싶다. 110개의 축제 중 약 50%에 달하는 축제가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보면 그 규모를 떠나서 시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다 규모가 크고, 지역적 특성에 매이지 않는 출판, 영화, 광고, 방송 등의 분야에서는 열세에 있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의 잠재적 가치는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사람으로 치면 성장기에 있다. 물론 문화상품이 시장을 확보하려면 많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역내에서 시장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 고유상품으로 변환되는 발전과정을 거칠 수 있다. 강원도에는 인구는 많지 않지만 그간 발굴하고 쌓아놓은 문화자원이 있다. 산업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 문화에 가까이 오도록 역내외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있다. 공공부문의 예산과 인력의 증대에 앞서 ‘운영의 묘’ 보다 집중하는 발상의 전환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다른 지역에서의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데 교통시설의 확충도 물론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 즉 홍보에도 치중하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 예산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깊이 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도민이 우선 우리 것을 찾아 시장성을 높이고 우리시장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서 대중매체를 이용하여 직접 알리는 방법 등 다양한 방안이 있을 것이다. 10여년 이상의 시간을 문화·관광 상품의 개발에 쏟았다면 이제는 알려야 할 때다. 시장이 협소하고 인구가 부족한 현실을 자주 찾는 우리의 관심과 홍보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110여개가 되는 축제 간에 연계가 이루어져 있지 않으므로 서로 연결시키자는 것도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제안이다. 도내 지역별로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지만 경합·경쟁이 앞서고, 이를 패키지화하여 상품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축제 간에는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 이들을 조합하면 견실한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다. 상생을 위해서는 경쟁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포괄하는 범위의 경제를 활용하도록 하자. 새로운 상품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며, 상품은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이치를 적용하도록 하자.

강원도 문화·관광업의 정체는 콘텐츠 빈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찾는 관심의 부족, 알리지 못한 홍보의 빈약, 지역구도에 매여 있는 시도 간의 단순한 경쟁에도 문제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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