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영 칠

도의원
국가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징조 일곱가지는, 원칙없는 정치, 노동없는 부, 양심없는 쾌락, 인격없는 교육, 도덕없는 경제,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없는 신앙이라고 일찍이 간디옹은 설파 한 바가 있는데, 시대전환의 과도기에나 나타나는 이런 카오스적 상황이 최근 우리 땅에서 만연되고 있으니 심히 개탄스럽고 걱정이 크다. 이러한 비상한 상황에서 제7대 강원도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모두 마무리 되었다. 앞으로 2년간 강원도의회를 이끌어 갈 지도부와 위원회가 새롭게 짜진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표출되었던 다소의 이견과 입장차이는, 의원들의 성숙한 양식과 밝은 혜안으로 모두 용해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의회발전의 추진 동력을 더욱 배가해 나갈 것이다. 선량으로서 4년 임기중 절반의 반환점을 돌아선 이제, 미흡한 점과 아쉬움으로 뉘우치는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그러면서, 남겨진 임기는 더욱 분발하여 소임을 완수해야 하겠다는 각오를 한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원은 생활정치인으로서의 제한된 역할과 기능수행에 머물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겉에서 피상적으로 보는 것과 다르게, 속빈 강정 같은 실망과 허전함이 밀려와서 당초에 느꼈던 장밋빛 기대를 무참히 허무는 좌절감에 휩싸일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원의 존재 의미가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비록 척박한 토양이지만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으로서 끊임없이 역할하고 있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지방자치를 꽃피우는 선도와 전위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그러나 오늘 우리 모두가 당면하고 있는 시대적 아픔과 고뇌는 언제인가 민주발전의 토양을 다진 값진 희생으로 정당하게 평가받을 것이라는 자위를 한다. 우리 강원도의회 의원 40명은, 한 시대의 파고를 같이 타고 넘는 동지이자 반려이면서 도반(道伴)이기도 하다. 150만 도민의 대표이자 강원도정의 한 축을 책임진 존재의미를 되새기면서, 성찰과 발전 차원에서 필자 나름의 몇가지 제언을 해 보고자 한다.

첫째, 새로 구성된 의장단은 보다 연부역강(年富力强) 해진 만큼,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위상과 권위를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의회가 과연 제대로 거듭나고 있다는 객관적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견제와 균형을 절묘하게 조절하면서, 품격과 권위를 살릴 수 있도록 고민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감투나 직위는 그에 걸맞는 능력과 행태가 수반될 때 빛을 발할 수 있고 성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의원들 개개인은 지역사회의 지도자이다. 그리고 자기지역을 대표하는 대의사(代議士)이면서 강원도의회를 구성하는 인자(因子)인 만큼, 지역과 제도 및 조직의 명예를 성실하게 지켜야 할 의무가 수반된다.

셋째, 의회문호를 활짝 열고 문턱을 없애야 한다. 의정활동의 실상과 진면목이 드러나도록 자신있게 공개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 적극적인 홍보와 여론수렴을 통하여 의회의 존재가치가 제대로 부각되고 올바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의원각자의 노력과 함께 행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넷째, 지방자치법상에 명시적으로 부하된 취지대로, 지방의회의 역할강화와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위원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지방의원은 엄연한 정무직 공무원인 만큼 그에 합당한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분보장과 처우가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긴요한 만큼, 신임 의장단의 각별한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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