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재 원

화천군의원
최근 의회 정례회를 마치고 지역 농촌마을을 방문하던 중 애호박 농가들의 농협 수매 현장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농협에서 출하량을 조절하기 위해 농가마다 출하량의 절반을 산지폐기하고 있었다. 폐기 보상 비용은 8kg짜리 한 상자에 2천원이고 나머지 절반은 농협이 한 상자에 3천원씩 사들이고 있었다. 지난 7월 10일~20일까지 화천농협에서는 2만6000여 상자를 산지폐기하고 1만5000여 상자를 사들여 저장하고 출하를 조절하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농촌의 현실을 푸념하며 지자체의 지원이나 보조를 건의하기도 하였다. 전국평균 애호박 물량 중 강원도가 80%를 차지하며 이 중 우리군 생산량이 80%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군의 출하량이 가락동 시장의 경락가에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미 FTA의 체결로 쌀시장이 개방되고 따라서 정부 수매가도 폭락하고 비축물량도 해를 거듭 할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궁여지책으로 논을 갈아엎고 그곳에 애호박 경작을 시작한 농가가 전체농가의 약 5%정도 증가시키는 요인이 발생되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출하가 줄어들면 당연히 경락단가가 상승하는 요인이 발생하므로 농민들 스스로 산지폐기 하기도 하며, 지역농협에서도 출하량 조절을 위한 자구책으로 일정금액을 보전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발생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장마도 약 보름정도 우기로 인한 호박소비량도 급증하였고 가격도 괜찮았으나 올해는 계절도 농민들을 외면하는지 3일정도 비가 내리고, 폭염으로 인한 소비량이 격감한 것도 한요인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호박 대량소비처인 학교급식이 방학으로 인하여 값이 올라가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군의 애호박 농가들은 대략적으로 600여 농가가 있으며 연간 70~75만 상자를 생산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민들 부담비용은 한 상자당, 박스값,수송비, 경매, 판매수수료, 하역비 등으로 약1200원 정도 발생되며, 박스 값에 한해 품질관리원에서 20%를 보조해주고 있다고 한다. 농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학비료 가격도 평균 65%이상 인상돼 농민들의 시름과 부담이 더욱 늘어만 가고 있다.

과잉생산으로 인한 이 같은 현상이 매년 되풀이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정부나 지자체에서 내놓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하루 속히 농산물 생산이력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산지농가들이 어렵게 땀으로 일군 농산물산지폐기, 이를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될지 우리의 농업 현실과 농업인, 농산물의 절대절명의 상황, 이를 극복하고자 전개하는 ‘농산물 팔아주기운동’ 으로 해결 할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앞으로 애호박 성분, 효능 검증과 실험, 연구를 통해서 소포장, 가공제품을 생산해 품질로 승부를 걸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며 또한 애호박 농가들과 농민들에 대한 지원조례도 만들어 건조기 지원, 박스 값이라도 부담 없이 지원될 수 있는 방안을 하루라도 빨리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국가경쟁력인 생명, 건강을 추구하는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에게 더 많은 지원책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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