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선정 지연… 2010년 완공 불투명

올해 초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했던 도립미술관 건립사업이 입지 선정조차 못한 채 표류, 미술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미술관 건립사업을 추진하는 도는 2010년 완공을 위해 늦어도 올 상반기까지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 일정을 밝혔으나 아직 대상 부지조차 선정 못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입지 선정 발표가 늦어지면서 도립미술관 유치를 신청한 춘천·원주·강릉·양구 등 4개 시군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는 지난해 도립미술관 건립계획안을 만들고 3월까지 입지선정을 마친 뒤, 투자방식을 정해 9월 중 설계용역을 발주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도립미술관 설립을 위한 최종용역발표회 이후 현재까지 입지 선정 등 가시적인 진척이 없어, 건립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더구나 도가 당초 계획했던 BTL(민간자본유치사업)로 추진할 경우, 올 5월까지 문화관광부와 기획예산처 등에 사업을 신청하고 기본설계 용역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사실상 시기를 놓쳐 내년으로 넘어가거나 다른 투자방식을 택해야 할 상황이다.

강인수 도문화예술과장은 “시기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입지 선정에 따른 지역갈등 없이 미술계의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도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내 미술인들은 “도에서는 입지에 대해 지역 예술인들 간 서로 의견 조정을 하라고 하는데, 이것은 미술인들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며,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 도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도립미술관 설립이 장기화되자, 도내 예술인들은 ‘강원도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작품기증서’를 마련하는 등 행정당국의 조속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예총 춘천지부는 8월 초, 강원도 거주 및 출향 작가들의 뜻을 모아 회화 공예 서예 등 104점의 ‘강원도립미술관 작품기증서’를 준비하는 등 미술관 건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태원 춘천예총 회장은 “도립미술관의 빠른 건립을 염원하는 작가들의 작품기증서를 도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추후 도내 예술인들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에서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도의 의견이 있어, 실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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