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병진

한강수력발전처 부처장
여름이 지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가 지났다. 그동안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예비율이 저하되는 피크기간 중에는 전력산업계의 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필자로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국제유가가 소폭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해와 비교해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6.7%를 수입하고 에너지 소비규모 또한 세계 10위를 기록하는 에너지 다소비 국가라 그 걱정은 더욱 크다 하겠다.

이러한 에너지 다소비 국가의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얼마 전에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방법을 담은 특별우표까지 발행됐다. 에너지 절약 실천방법을 담은 이번 특별우표는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국민적 관심과 분위기 확산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플러그 뽑기, 적정 실내온도 지키기(여름: 26℃~28℃, 겨울: 18℃~20℃), 대중교통 이용하기, 고효율 제품 사용하기 등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를 위한 4가지 실천사항이 담겨 있다고 하니 국민적인 노력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에너지 절약에 인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나친 냉방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냉방병 환자 발생 현상, 겨울을 여름과 같이 생활하는 일부 국민들의 습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는 나홀로 승용차 등 에너지 과소비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에너지 과소비의 문제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증가로 지난 100년간 전세계 기온을 0.74℃ 상승시켰고,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이 1위로 지난 100년간 6대 도시의 평균기온이 약 1.5℃ 상승했다고 한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국지적 폭우현상의 발생, 아열대 기후의 증가 등 직접적 부작용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는 온실가스 감축 대상국으로 지정될 경우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10%를 줄여야 하는 비용으로 2020년 기준 최대 28조 6000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우리나라 전력생산의 40%는 고유가 시대를 대비하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11기의 원자력발전소 추가건설을 검토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를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듯 에너지 과소비에 따른 국가적 손실과 전지구적 재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에너지 절약을 위한 메신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굳이 특별우표를 발행하지 않더라도 가정에서 쉽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특별우표에서 설정한 4가지 기본적인 실천사항 외에도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아나바다 운동 활성화, 자전거 출퇴근하기, TV시청 줄이기, 가스불 줄이기, 냉장고 음식 줄이기 등 조금만 신경쓰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닌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현재의 에너지 자원은 기성세대가 후손들에게 빌려 쓰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보다 푸른 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자.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에너지 절약 실천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초고유가 시대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송병진 한강수력발전처 부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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