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 제440호로 지정돼 보호 관리되고 있는 정선 백복령 카르스트 지대.
정선읍에서 국도 42호선을 타고 강릉방향으로 가다 보면 백복령이 나온다. 이곳은 백두대간으로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백복령∼삽당령 구간을 탐방하다보면 생계령 가는 중간지점에 크고 작은 움푹 파인 지형이 산재돼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왜 웅덩이가 파여 있을까라고 생각할 텐데 이곳이 바로 천연기념물 제440호로 지정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는 정선 백복령카르스트 지대이다.

이 지형은 고생대의 조선계 지층에 분포하는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과 지하수의 작용으로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물에 용해됨(용식)에 따라 암석이나 지층이 침식되는 일종의 화학적 풍화작용이라 한다. 이 지형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지하에 하천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며, 때때로 대규모의 석회암동굴과 표면에 원형의 와지(움푹 파여 웅덩이가 된 땅)가 형성되는데 이 지형이 바로 돌리네인 것이다. 명칭은 지역마다 못밭(연못지), 움밭, 숫가마, 구단 등 달리 불리고 있는데 돌리네 사용목적에 따라 달리 불려지는 게 아닌가 싶다.

백복령 카르스트는 임계면 가목리에 전체적으로 형성돼 있으며 북쪽 능선 주위에는 50여개의 크고 작은 돌리네, 우발레 등이 좁은 지역에 원시상태 그대로 밀집해 있다. 다른 지대와 다른 점은 경작지로 이용되기보다는 다양한 식생으로 덮여 있다는 것과 일정한 면적에 돌리네가 집중적으로 발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양각색한 돌리네를 관찰하다보면 눈에 띄게 큰 돌리네를 볼 수 있는데, 무려 폭이 50여m 깊이가 20여m정도 돼 보였다. 그 주변으로 다양한 나무들이 감싸고 있었으며 하층으로 다양한 야생화들이 초록빛을 품고 있었다. 봄철에 돌리네 주변으로 야생화가 만발했음을 생각하자니 순간 가슴이 벅차 올랐다.

카르스트 지형을 바라보며, 식생이 다양하고 지리적으로 특별한 이곳은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학습장으로도 활용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권대성·정선국유림관리소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