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애창곡 '우리의 소원'의 작곡가 安丙元씨(캐나다 시민권자)가 지난 10일부터 1주일간 평양 봄축전에 참가하고 토론토로 귀국했다. 이번 첫 방북인 安씨의 평양체류는 북한 문화성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는데 당초 약속과는 달리 축전 공식행사에서는 지휘봉을 들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은 本報와의 인터뷰에서 安씨가 밝힌 평양축전 내용이다.


△ 북한 축전행사에서 본 느낌은.

- 내가 평양에 간 가장 큰 이유가 공식행사에서 '우리의 소원' 통일노래에 지휘봉을 잡는 것이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공식행사에선 지휘봉도 주지않고 소개조차 하지 않았다. 물론 좌석은 주석단이라는 상석을 마련해 (부인은 하단에 안내원과 함께 자리함)주고, 대우도 극진했으나 지휘를 못해 섭섭했다.


△ 소개조차 하지 않았나.


- 그렇지는 않다. 공식행사에서만 소개를 안했을 뿐, 축전기간중 평양 소년궁전이나 거리 집회등지를 우연히 지나칠 때마다 안내원이 소개를 해줘 대단한 환영을 받고 즉석에서 우리의 소원노래를 지휘케 했다. 지하철을 타니 일부 시민들이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도 했다. 북한사람들은 통일소원을 작곡으로 대변해 줘 고맙다고 계속 인사를 했다. 북한측은 지휘봉을 못잡게 한데 대해 미안하다며 내년 행사에 다시 오라고 초청을 했다. 또 다른 새 통일 노래 작곡을 요청하기도 했다.


△ 金正日위원장 등 고위인사를 만날 기회는 없었는지.


- 안내원에 따르면 내가 (평양에)온 것을 金위원장이 알고 있다고 했다. 이때 金위원장은 함경도에 군인들을 위로하러갔다고 했다. 洪성남총리와 姜능수문화상(장관), 宋석환 부부장(차관) 등을 만났으나 정치성을 띤 얘기는 전혀 없었다. 순전히 음악 등 예술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북한에선 문화예술방면에 있어 장관 등 고위간부들은 전부 예술가 출신이어야한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 姜문화상은 문학평론가출신이며, 宋부부장도 피바다가극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고 들었다.


△ 이번 방북기간중 어느 곳을 다녔나.


- 가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묻기에 금강산과 백두산이라고 했더니 금강산은 정주영씨가 기득권을 갖고 있어 안되고, 백두산은 겨울이라 안된다고 했다. 결국 단체로 하루일정으로 개성과 판문점을 다녀왔다. 나는 천주교 신자라 일요일에는 평양 장충성당에 갔는데 신부가 없어, 다시 봉수교회로 가서 예배를 보면서 통일노래도 불렀다.


△ 평양거리가 밤이면 전력난으로 어두웠을 텐데.


- 천만의 소리다. 평양거리는 길거리 기둥마다 네온으로 환하게 밝혀놓았고, 15일 태양절(김일성생일)에는 불꽃놀이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내가 묵은 고려호텔은 물론 평양전체가 축전기간중 들떠 있었다.


△ 첫 방북인데 인상적인 것은?


- 사실 시골역같은 평양 공항에 닿자 안내나온 북한 문화성소속 金영신 심의위원장의 첫 마디가 "남조선에서 온 것같습니다"고 해 긴장됐었다. 그러나 줄곧 평양에 체류하면서 꽃으로 둘러싸여 있는 거리와 그치지 않는 노랫소리에 그들 생활 90%가 음악에 묻혀 있는 듯 싶었다. 그 음악들을 분석해보니 첫째, 둘째가 김일성부자를 찬양하는 노래이며 세 번째가 통일노래였다.

그리고 개나리 진달래가 즐비했고 김일성화(약란) 및 김정일화(베고니아종류)를 동네별로 잘 가꿔 전시하는 모습이 보였다.


토론토/宋珖鎬특파원 khs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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