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척 무건리 육백산 준령 6부능선 계곡의 이끼폭포. 예전에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삼척에서 국도 38호선을 따라 30여분 가면 도계읍 고사리에서 좌측 산기골로 진입한다.

산기골에는 석회석 채굴광산의 동굴이 여러 개가 보이는데 터널이라 일컬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광산 입구를 지나 무건리에 도착해 임도를 걷다보면 가파른 고갯길이 갈지자로 계속 나타난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옛사람들의 애환이 그려지는 돌배나무와 돌무지가 있고, 여기서부터는 비포장 길로 확 트인 용소골 계곡이 보이지만 이끼폭포 위치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분교 터 길 아래로 내려서 500m 급경사지 험한 길을 지나 가냘픈 줄에 의지하며 내려 한참을 가다보면 협곡이 보이며 폭포의 물소리가 적막을 울린다. 처음 만난 지점에 폭포와 이끼바위가 보이지만, 좌측에 바위 언덕을 오르도록 줄사다리가 놓여있는 것을 보고 저 위에 무언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로 올라갔다. 바위언덕 위 좁은 골짜기 안에 펼쳐지는 장관은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바위에는 새파란 이끼가 새싹 돋아나듯 푸른데 거기에 솟구쳐 넘쳐흐르는 물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고 주변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멋있는 광경을 연출한다.

이끼폭포 좌측에는 깊이가 3~4m 정도가 될 것 같은 용소가 수정같이 맑다 못해 검푸르고 우측으로 눈을 돌리면 산기슭에서 솟구치는 샘물이 이끼바위 위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넘쳐흐르는 것은 좁은 식견으로 표현을 다하지 못할 정도이다.

이곳에 대하여 옛 전설은 많지 않다. 폭포가 샘솟은 곳은 육백산 준령으로 6부 능선 계곡에 심산이 깊지 않은데도 샘물이 계절에 관계없이 수량은 같다고 하며 예전에 가뭄이 많이 들면 면장들이 개 한 마리와 술을 가지고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곳은 자연의 섭리에 맞게 자연 그대로의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마을 입구에서 보았듯이 석회석 광산이 계속 산을 훼손한다면 석회암 지역인 이곳에 지각 변동이 생겨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의 보고가 없어질 수 있으므로 잘 보존되어 이 아름다운 자연을 이대로 후세에 물려줄 수 있었으면 한다.

김남수·삼척국유림관리소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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