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대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조동현교수


춘천에 살면서 마냥 흡족한 것은 집을 나서면 곧 애막골의 숲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30여년 이상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않아 울창한 밀림을 이루고 있는 그 숲은 계절에 따라 또 해가 바뀔 때마다 변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과 위안을 준다.

그런 그 숲이 요즈음에는 당국의 ‘숲 가꾸기’행사로 훼손되고 있어서 안타깝다.

나무를 잘 가꾸어 단시일 안에 경제적인 이득을 보자면 간벌과 가지치기는 필수적이라는 것을 필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애막골의 숲은 눈앞의 경제적인 이득을 얻기위한 용재림이 아니다.

누가 보아도 춘천시민의 공원임이 분명한 것이다.

그간의 ‘숲가꾸기’행사로 조성된 획일적인 숲은 전국 어디에서나 흔해졌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획일적인 인공의 숲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그런 숲을 보고싶은 것이다.

애막골은 도시에 인접한 바로 그런 모습의 숲인 것이다.

그런데 애막골의 ‘숲가꾸기’ 행사는 개성과 특색이 없는,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용재림으로 애막골의 숲을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라고 간벌과 가지치기의 중요함을 모르고 있을 리 없다.

그간 방치하여 두었던 애막골의 숲이 황폐화되기는 커녕 어느새 그 생명의 빛을 더욱 발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하여 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간벌과 가지치기를 자연에 맡겨두는 여유를 가질 때도 되었다.

백두산의 원시림이 어디 원시인들의 ‘숲가꾸기’ 행사때문에 조성된 숲이던가?

관계당국은 이제라도 애막골의 숲에서 ‘2001숲가꾸기’현수막을 거두어 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원래 자연 그대로인 숲으로 우리 옆에 남아 있도록 애막골의 숲을 그냥 내버려두기를 간곡히 바란다.

애막골의 숲에서 ‘숲가꾸기’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영원히 내려질 때 자연 그대로의 숲을 우리들 후손에게 물려주었다는 자부심 하나가 우리들 가슴속에 더하여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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