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통일부 차관실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1년 가까이 끌어오던 금강산 카지노 문제가 사실상 타결된 것이다. 광산지역 주민대표들은 3일 오후 통일부 金炯基 차관으로부터 사실상 카지노 백지화라는 답변을 얻어내고 그동안 정부입장을 정리하는 데 노력해 준 金 차관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金 차관은 이날 金源昌 장선군수, 金宅起 국회의원과 宋在範 광산산협의회장, 成熙稷, 孫石岩 도의원, 宋桂鎬 정선군의장, 安海根 영월군의원, 元基俊 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 등 8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금강산 카지노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라며 “현 임기내에 지역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는 사실상 해결된 것으로 봐달라”고 언급, 금강산 카지노 불허 입장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회의는 개최 당시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주민들은 林東源 장관과의 직접적인 면담을 요구했고 통일부는 여러가지 사정을 들어 장관과의 면담을 거절했다. 그러는 사이 당초 2일로 예정된 방문 일정이 하루 늦춰지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고 행사장 주변에는 전경 4개 중대가 배치돼 대표단을 감시하는 '촌극'도 빚었다. 또한 경비원과 전경들은 宋 회장에게 金 차관과 면담시 조용히 진행해줄 것을 약속하는 다짐을 받기도 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인사들은 정부측이 비공개 회의를 통해 두가지 입장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주민의사에 반하는 정책결정은 없다는 것과 주민요구가 사실상 반영될 것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정부는 카지노 불허하는 결론식 발언 대신 이같은 원칙을 제시하는 것으로 카지노 불허라는 입장을 설명했다. 이는 북한과의 협상을 앞두고 단정적인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부측의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분석했다.

이에 대한 지역의 반영은 당연히 환영일색이다. 孫石岩 도의원은 “금강산 카지노로 인한 폐광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정부측에 그대로 전했다”며 “金 차관의 발언으로 보아 금강산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말했다.

元 소장도 “오늘 면담내용을 지역주민들에게 그대로 전하겠다”며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니만큼 계속적인 금강산 카지노 반대의지를 정부측에 보이겠다”고 말했다.

금강산 카지노 반대운동을 주도한 광산지역주민협의회는 이날 향후 대정부 및 방북투쟁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입장을 지켜보겠지만 통일부의 이날 발언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道는 이번 금강산 카지노 논란을 통해 두가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나는 내국인카지노 논의가 더이상 빚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논란에서 대북카드와 국내가 아닌 장전항까지 내세운 현대측의 논리는 폐광지역 살리기라는 카지노 명분에 막혀 끝내 무산됐다. 이는 내국인 카지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타지역에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道는 보고 있다.

또 하나는 이번 논란이 폐광지역 공동의 과제에 대한 공동의 관심을 끌어내고 폐광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환기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열이 흐트러진 폐광지역 4개 시군이 단합된 응집력을 보이고 정부도 다시 폐광지역에 눈을 돌리게됐다는 점은 향후 폐광대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白明鉉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