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우

전 동해시 의장
미국 발 금융위기 토네이도는 미대륙과 유럽, 동아시아를 가리지않고 온세계를 금융 쓰나미에 요동치게 하고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실물경제로 전이되어 당장 엄동설한을 앞두고 있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생활에 타격을 가하며 피해범위를 넓힐 태세다.

세계 G20정상들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로 머리를 맞대는 것이 다반사다. 이 과정에서 영화 배우로 유명한 아놀드 슈왈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연방 정부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친애하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께, 최근 금융위기로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수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수십억 불의 세입예산이 줄어 교사들과 지방공무원 경찰관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할 처지 입니다. 몇주 내로 70억불(약 8조원)규모의 예산을 긴급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슈왈제네거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쓰나미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주지사는 적자 폭을 줄이려고 20여만 공무원들의 임금을 줄이고 후 순위 사업을 포기하는 등 대책을 세웠으나 헛수고였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50개 주(洲) 가운데 면적은 한반도의 두 배에 달하고 인구 경제력 등의 지수가 제일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개별국가로 본다면 세계8위의 대국으로 간주되는 막강한 주로서 유명한 할리우드와 벤처의 메카 실리콘밸리가 있기도 한 화려한 주정부가 아닌가? 현재 신용경색으로 휘청이는 주정부는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매사추세츠 플로리다 네바다 오하이오주 등 도미노 식으로 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미 연방정부에 긴급구제금융을 요청 중에 있다고 한다. 세계화폐의 기축인 달러를 생산하는 초 강국인 미 합중국이 이 지경까지 될 줄을 누가 예측하였겠는가?

국가단위 중에는 아이슬란드가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를 요청했고, 우크라이나는 165억불을, 헝가리는 251억불을 IMF에 구제신청 중에 있으며 발틱 3국과 루마니아 카자흐스탄 등도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어 비상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시아에서는 파키스탄 베트남 등이 달러의 고갈로 국가 부도가 임박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일본 홋가이도현의 유바리(夕張)시는 “우리 도시의 실패를 팝니다”라는 이색 상품을 개발한 도시로 유명하다. 유바리시는 관광시설에 대한 과잉 투자로 시 예산이 부도 처리되면서 약 3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채무상환 재정재건계획을 이행 중에 있던 차에 유바리 다큐멘터리 투어 이벤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곳이다. 위기를 극복한 뒤 “우리 도시의 실패를 판다”는 반면교사(反面敎師) 상품을 내놓고,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창조적인 발상으로 일본의 외딴 시골의 섬마을을 예술의 섬으로 변신시키며 나오시마의 기적을 이룩한 베네세 아트 대표 후쿠다케 소이치로(福武總一郎)의 앞선 생각을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자치단체들이 음미해 보길 권하고 싶다. 현재 나오시마 섬은 중심지의 낡은 주택과 거의 폐허를 방불케했던 사찰, 도로들을 모두 리모델링해 문화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서 구름 같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세기에 한번이나 있을 만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체험하면서 강원도와 18개 시·군도 지방자치의 개념은 좀 다르지만 캘리포니아와 유바리시 같이 안 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강원도와 18개 시·군들은 열악한 재정자립도는 물론 전국에서 부채비율은 제일 높고 도민1인당 총생산비율이 전국최하위로 행안부의 재정보고서에 의하면 건전성과 자립성이 떨어지고 정부에 대한 의전도가 심각할 정도로 높다고 한다.

매년 11월이 되면 지자체에서는 내년도 살림 준비로 분주한 달이다. 예산을 시의 적절하게 편성하고 의회에서는 주민의 의지를 예산서에 담았는지를 심사하겠지만 특히 고려할 사항으로는 함께 고통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불요불급한 사업들은 뒤로 미루고 저소득층의 복지예산 도시기반 시설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SOC사업 등에 적극적인 투자와 공공요금 등은 동결시킨다는 자세로 임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생활정치 민생예산의 편성정신으로 주민의 혈세를 집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