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우<춘천시 효자2동>


지난 4월 20일은 제21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강원도장애인단체연합회 주관으로 오전 11시부터 기념식 및 시상식을 하게 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도지사, 도의회의장을 비롯한 도내장애인단체에 관계된 인사들과 시·군에서 초청을 받은 장애인단체에 관계된 분들이 다수 참석하였다.

그러나 이런 도 단위 행사를 장애인단체에만 맡겨 놓고 방관하여 인적 행정적 지원 부족으로 행사장 진입로가 막히는 일이 발생하였다.

장애인을 실어 나르는 버스가 어디에서 하차를 해야하고 어디에서 대형버스를 돌려야 하는지 이를 통제하고 안내할 자원봉사자나 경찰관도 없었으니 말이다.

기념식과 시상식이 끝나자 10분간 휴식시간이 있었다.

축제 한마당 행사로 시각장애 청각장애 신지체장애 교에서 제1부 공연을 하였다.

그런데, 춘천시내 특수학교에서 공연하는 프로부터는 800여명의 계성학교 동원학교 명진학교 학생들과 몇몇 학부모들, 밀알재활원 장애인을 비롯한 초청 받은 장애인, 그리고 특수학교의 교직원들이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는 장애학생들의 공연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학교생활을 통해서 장애를 극복하고 배우고 익힌 것을 공연하는 장애학생들에게 우렁찬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다.

이 순간 좌우를 살펴보니 앞자리가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어찌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장이나 후원하는 기관이나 할 것 없이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

점심 만찬을 위해 이들은 오늘의 행사장을 떠난 것이었다.

장애인들만이 행사장을 지키면서 주최측에서 나누어주는 도시락을 먹고, 오늘의 행사에 참석해야 했다.

오후에 진행하는 제2부 장기자랑 프로부터는 주로 특수학교에서 동원된 인원과 장애인단체연합회장과 정신지체애호협회장 외에 몇몇 사람만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같은 도 단위 장애인 행사에 어려운 역경을 딛고 장애를 극복하려는 의지로 배우고 익힌 것을 장애와 관계된 단체장이나 기관장님들이 관람해주고 박수를 쳐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오늘만이라도 이들과 같이 단체로 준비한 도시락을 나누어 먹으면서 잠시나마 이들과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진정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을 가지고 행사에 참석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런 식의 장애인의 날 행사를 꼭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올해도 다시 떠올라 마음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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