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회적 여건이 향상됨에 따라 진료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행위에 대한 안정성 뿐 아니라 치료 기간, 치료중의 통증 여부, 치료 후 미용효과 등 다른 측면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산부인과영역, 특히 부인종양학 분야에서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점차 늘어가는 실정이다. 내시경은 렌즈에 의한 확대된 시야를 보여줌으로써 자궁내막증이나 골반유착 등의 진단에서 어떤 다른 영상 진단방법 보다 정확하다. 뿐만 아니라 내시경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일반적으로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입원기간이 단축되며, 복막 절개 부위가 작으므로 복막에 직접적인 외과적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개복수술 때처럼 수술시야 확보를 위해 거즈로 장을 밀어 올려 압박하지 않아도 되고 또한 복강이 외부공기로부터 거의 차단되므로 복막이 건조하거나 감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술 후 유착형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불임수술은 1960년대 말부터 보편화된 산부인과 영역에서 시행되는 가장 대표적인 내시경시술로 시술 몇 시간 안에 회복되어 귀가할 수 있으며 치료 실패율도 0.5% 내외로 만족할만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외 임신의 경우 복강경이 진단을 확진함과 동시에 곧바로 수술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난관개구술, 난관절제술, 난관부분절제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난소의 질환에도 복강경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양성 난소종양(난소혹)은 여러 가지 적응증들 중에서 대표적인 질환이다. 하지만 악성 난소종양(난소암)의 경우 아직까지는 복강경수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술전 초음파 검사와 함께 혈중 암 표식자를 측정하여 악성종양의 배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자궁 질환에도 복강경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질환에 따라 복강경을 이용한 근종절제술, 전자궁적출술이 1990년대 초반부터 세계적으로 가능해졌으며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다수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또한 1990년대 중반이후 복강경수술에 의한 근치적자궁적출술, 골반림프절제술 및 대동맥 주위 림프절절제술이 가능해지고 치료성적 역시 개복수술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어 복강경이 초기 자궁경부암 및 자궁내막암 등과 같은 부인암 치료분야에서도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포함하는 불임증, 자궁내막증의 치료와 골반저 질환 교정 수술 등에서도 복강경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李東憲.강원대학교병원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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