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민심 파악에 직접 팔을 걷고 나설 눈치이다.

청와대 등 여권은 민심이반과 이에 따른 지난 '4·26 재보선' 패배, 그리고 연이어 발표된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여권의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에서의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아직 내년 대선이 19개월이나 남아 있는 시점에서 그렇게까지 염려할 것은 아니라며 겉으로는 담담해 하는 표정이나 속으로는 정권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위기감이 생겨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우선 시·도별로 민심이탈의 현주소와 그 요인을 파악한 뒤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밑바닥을 치고 있는 지지도를 다시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민심 파악에 나선 청와대는 강원도민들의 민심과 관련, 최근들어 크게 악화돼 염려할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도지부 등 각종 채널을 통해 도민들의 민심이 핵심부에 전해지고 있기는 하나 이번에 청와대가 나선 것은 보다 정확한 민심을 파악,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는 민심수습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측은 도민들이 돌아서게 된 이유중 가장 큰 것은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체감경기가 안좋은데 기인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경제 사정은 더욱 나빠 민심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강원도와 관련된 지역현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데 대한 불만도 저변에 상당히 깔려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가 추진해온 금강산 카지노 허가문제와 수도권규제완화 등이라는 것이다.

금강산 카지노의 경우 결국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6개월이상 끌어 민심이 돌아섰으며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완화의 문제는 정부의 무원칙적인 대응으로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폐광지역개발과 경춘선복선철도사업의 부진, 금강산관광의 축소 등도 민심을 이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도내 주요기관장을 특정지역 출신 인사들이 점유하고 있는 것도 도민들의 정서를 거스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등 여권 핵심부에서는 어차피 내년 대선이나 지방선거도 지역주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표를 얻기 어려운 영남권보다는 강원도에 실질적으로 배려해 도민들의 민심을 추스려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서울/慶旻顯slkyu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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