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뭄 사태로 농가마다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 양수기를 찾아 헤매고 있지만 각 시·군이 보유하고 있는 양수기 상당 수가 노후된데다 용량이 맞지 않아 농민들이 빌려갔다가 쓰지도 못하고 반납하는 등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23일 道가 지난 2000년말을 기준으로 집계한 양수기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많게는 200대에서 적게는 20대에 이르는 등 시·군마다 큰 차이를 보이면서 총 1천5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양수기 가운데 상당수가 구입한지 10년이 지날 정도로 노후돼 농민들이 쓰지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양구군의 경우 총 43대의 양수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빌려간 양수기는 고작 10대에 불과하며 나머지도 용량이 맞지 않아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가운데 15대는 구입한지 10년이 넘어 이미 망가졌음에도 부속품을 구하지 못해 고스란히 창고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고성군과 화천군의 경우 기존 보유 양수기 상당수가 노후되면서 사용을 하지 못해 각각 80대와 85대를 새로 구입해 주민들에게 대여해 주고 있으며 횡성군도 총 보유대수 129대 가운데 33대의 사용이 불가능해 금명간 폐기 처분할 계획이다.

양수기 20대를 보유하고 있는 평창군의 경우는 밭농사를 짓는 농민들마다 스프링클러에 연결해 쓸 수 있는 고압 양수기 대여를 요구하고 있지만 20대 모두 용량이 떨어져 주민들이 빌려간 양수기를 쓰지도 못한 채 반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道관계자는 “기록적인 가뭄이 찾아온 반면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양수기 대부분이 노후돼 새로 구입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金根成 root@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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