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중경(愼重京) <축구평론가>


1996년 5월 17일. 경포호에서 불어온 산들바람과 함께 시작된 금강대기 전국중고축구대회가 벌써 6회째를 맞는다. 그 동안 금강대기는 축구를 통해 강원도민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 역할을 해왔고,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 왔다.

그래서 금강대기는 강원도민들에게 효자인 셈이고 ‘금강대기 효과’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다면 금강대기 효과란 무엇이고 또 어떤 효과가 있을까.

그것은 곧 ‘히딩크 효과’와 마찬가지로 한국축구가 발전하는데 꼭 필요한 밑거름이다.

금강대기의 첫 번째 효과는 유능한 스타배출이다. 원년 우승의 주역인 강릉상고 출신의 설기현선수(22·벨기에 안트워프)가 유럽에 진출해 한국축구 홍보대사를 겸하고 있다.

두 번째가 축구사랑을 통한 도민화합이다. 이 대회는 당초 강원도축구 발전을 위해 창설됐지만 '2002월드컵 강원도 유치가 부수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그래서 강원도민들은 월드컵통장 갖기 운동에도 적극 참여, 영동과 영서를 하나로 묶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경기장 건설에 따른 재정적인 열악함과 관중 수가 적다는 이유로 이를 외면했고, 똑같은 조건이었던 서귀포시에는 285억원이라는 정부보조금까지 지원해가며 경기장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도 박이천 감독(정명고)은 자신의 제자들을 ‘촌놈’들이라고 했다. 96년 당시 우승후보로 꼽혔던 정명고가 8강전에서 경기장을 꽉 메운 강릉시민들의 축구열기에 발이 얼어붙어 강릉상고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드컵유치도시 선정 당시 관중수에 문제를 삼았던 관계자들을 이번 금강대기와 단오제에 불러 강릉농공고와 강릉상고의 정기전을 관전시켜보면 어떨까 싶다.

세 번째가 지역경제의 활성화이다. 이벤트가 있는 곳에 돈이 모인다는 논리대로 양구에는 태권도와 풋살(FUTSAL)이 있어 지역경제를 살찌우고, 영동에는 금강대기가 있어 매년 1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창출해 낸다.

작년 대회부터 예선리그제를 도입, 고등부 32개팀과 중등부 24개팀 등 총 56개팀이 참가하는 금강대기는 한 팀 당 대회경비가 최소 500만원에서 1천만원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임원과 학부모, 동문들이 쓰는 경비에다 지역홍보 효과까지 합치면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축구란 참 묘한 경기여서 수많은 에피소드와 이상한 징크스도 있다. 예컨대 마라도나 선수가 '86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헤딩하는 척하며 손으로 처넣었던 유명한 골도 있고, 크로스바나 골포스트를 많이 맞춘 팀이 결국 진다는 징크스까지 있다.

이제 금강대기 전국중고축구대회가 오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구도(球都) 강릉에서 펼쳐진다. 대회 기간 중 금강대기 효과가 곧 히딩크 효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우수한 재목들이 많이 발굴되어 한국 축구가 `2002한일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는 등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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