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소주시장 대격돌

   
롯데칠성이 강릉에 생산공정을 갖춘 두산주류를 인수하며 소주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새해를 맞아 도내 소주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특히 춘천 종합운동장 부지에 들어설 롯데마트를 통한 물량공세와 오비맥주 인수 등이 예상되면서 위스키에 이어 소주와 맥주까지 모든 라인을 갖춘 종합주류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도내 소주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진로 참이슬도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둘러싼 한판승부에 도내 주류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금·유통망 동원 공격적 마케팅 전망

‘강원 술’ 이미지 홍보 시장점유율 확대


새해 들어 롯데가 두산주류를 5030억원에 인수하며 ㈜롯데주류BG를 설립하는 등 소주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1994년 ㈜경월을 인수한 이후 15년만에 소주시장에서 발을 뺐고 롯데는 소주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의 소주시장 진출로 현재 6(진로)대4(두산)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도내 소주시장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롯데는 기존 두산주류의 도내 유통망과 도내 양주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스카치블루의 유통망도 확보하고 있다. 롯데는 도내 소주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동원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춘천 종합운동장에 건설 예정인 롯데마트와 도내 음료시장에 고른 유통망을 갖고 있는 것을 활용, 도소매업소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물량공세와 판촉에 나설 것으로 보여 진로와의 한판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처음처럼이 강릉에서 생산되고 있는 ‘자도주(自道酒)’인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해 지역정서를 이용한 자도주 음용 캠페인을 더욱 확대해 현재 40%에 머물고 있는 도내 시장 점유율을 역전시킬 계획까지 갖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소주시장 진입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지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20년이 넘도록 도내 소주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진 진로도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고 소주의 특성상 선호도가 오랜시간을 거쳐 형성됐기 때문에 음료시장처럼 점유율 변동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의 경월 인수 초기에 진로가 10%도 안되는 시장점유율을 현재 60%까지 끌어올리는데 무려 14∼15년이 넘는 세월이 필요했다.

또 두산이 경월을 인수하면서 자도주의 개념이 약해진데다 부산 연고 기업인 롯데가 펼치는 자도주 캠페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진로 춘천지점 관계자는 “롯데가 소주시장에 뛰어들면서 예측불허의 상황이 됐지만 소주는 음료처럼 금방 선호도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롯데마트와 소매점 유통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그 부분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칠성과 두산 양사는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종업원 전원 고용승계와 3년간 직원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94년 두산이 경월을 인수할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을 무연고 지점에 발령내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인력감축에 나섰던 전례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고용승계 문제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강릉공장에는 직원 150여명과 협력사 직원 100여명, 물류회사 직원 100여명 등 350여명에 달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춘천 원주 강릉 등에 3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등 도내 두산직원은 4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두산주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명확한 공문 등이 내려온 것은 없으며 언론을 통해 고용승계 소식을 들은 것이 전부”라며 “고용승계 약속에 일단은 안심하고 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혁 fta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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