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병진

정선도서관장
지난 1990년 9월1일 첫 발령을 받아, 정선도서관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처음 온 도서관에는 책은 물론 이용자도 없어 도서관 근처에서 노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책을 읽어 주기도 하고, 함께 놀기도 했다.

방학중에는 60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교실을, 어머니 독서회도 만들어 운영했다.

정선중·고가 인근에 있어 점심시간에는 학생들이 가장 큰 고객이었다. 책을 고르고 읽는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하지만, 주말에는 재미있는 소설책 한 권 읽으면 하루가 지나갈 정도로 이용자가 거의 없었다.

18여년이 지난 지금, 지난해부터 도서관에도 변화의 물결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주말마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같이 도서관에 오고 있다.

영화관도 없고, 비디오 대여점도 없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데 있어 도서관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도서관 3층 시청각실에서는 영화상영을 하고, 평생 1실에는 평생교육프로그램인 보드게임과 영어 독서 클럽 등이, 2층 책읽는 가족실에서는 엄마와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자료실에는 책을 선택하고 빌려가고 반납하는 이용자들로 붐빈다. 1층 학습실에서는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보며 취업 공부를 하거나 디지털 자료실에서는 수능 방송을 듣거나 DVD를 보기도 한다.

2007년도 도서대출자는 1만3093명이었으나, 지난해 도서대출자는 1만5964명으로 1217명이나 늘었다. 군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도서대출자가 21.9%로 증가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올해부터는 귀로 듣는 오디오 북 시스템을 운영한다. 정선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직접 듣거나 MP3 또는 PC에 다운 받아서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도서관으로 가 보자. 마음을 편하게 하고, 휴식처이자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장소다. 도서관 하면 학생들이 가서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도서관은 이유 없이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그곳은 오직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우며 큰 뜻을 품은 자에게 책에 담긴 귀중한 보물을 안겨준다’ 는 카네기 말을 다시한번 되새겨 보자. 경기가 좋지 않으면 공공예산부터 감축하는 경향이 있으나, 불경기일수록 도서관 예산을 늘려서 주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공평하게 제공받도록 해야 한다. 지역 주민 복지 공간 차원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예산확충을 통해 다양한 장서를 비치하고, 도서관에 가면 행복해지는 장소가 계속돼야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