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창

춘천제자감리교회 담임목사

(춘천연탄은행 대표)
뉴욕에서 일이다. 비가 줄기차게 퍼붓고 있는데, 머리가 헝클어진 한 노부인이 비를 피하기 위해 커다란 가구점 안으로 들어와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비에 흠뻑 젖었고 돈도 한 푼 없어 보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때 판매 점원으로 일하는 한 젊은이가 다가와 말했다.

“집에 가실 수 있도록 제가 택시를 불러 드릴 테니, 그동안 잠시 이 의자에 앉아 계세요.”

그리고 젊은이는 곧바로 거리로 달려가 택시를 잡아 왔다. 떠나기 전에 노부인이 물었다.

“젊은이, 이 종이 쪽지에 젊은이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 주시겠소?”

젊은이가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주었고, 그들은 헤어졌다.

이튿날, 이 노부인의 아들인 미국 최대 철강 재벌 앤드류 카네기가 그 가구점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는 자신이 최근에 매입한 스코틀랜드의 성을 장식하는데 필요한 모든 가구를 그 가구점에서 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친절을 베푼 젊은이의 이름을 대면서 그 젊은이가 모든 판매를 관리하고 커미션도 그 젊은이에게 돌아가게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그 젊은이가 스코틀랜드까지 가서 그 가구들을 배치하는 일을 도와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구점 총책임자는 애써 놀라움을 감추면서 그 젊은이는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으며, 자신이 이곳에서 이미 몇 십 년을 일했기 때문에 이 중대한 일을 맡기에는 자신이 적임자라고 역설했다. 그 총책임자에게 카네기는 말했다.

“나의 모친께서 이 젊은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큰 친절을 베풀었다고 말씀하셨소. 그것이 그 젊은이의 인간됨을 잘 설명해 준다고 난 생각하오. 난 그 친구에게 이 일을 맡기고 싶고, 또 그가 모든 커미션을 갖게 되기를 원하오.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지 내가 다시 점검할 것이고, 만일 그렇게 되지 않으면 난 다른 곳에서 필요한 가구들을 구입하겠소.”

친절 때문에 이 젊은 청년은 축복을 받았다. 물론 보상을 바라고 베푼 친절은 아니었다. 그러나 친절은 씨앗과 같았다.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도와 준 것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을 뒤로 미루지 말라. 우리가 베푸는 친절은 행복의 메아리가 되어서 더 큰 사랑과 행복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이 세상을 단 한 번밖에 살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친절이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선한 일이 있다면 미루거나 무시하지 말고 지금 해야 한다. 지금 이 길을 다시는 지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 경제위기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 이런 힘든 인생길에서 우리 서로 더욱 사랑해야 한다. 어머니가 내어 준 넓은 품이 되어 주어야 한다. 서로가 변하여 우리가 되고 서로에게 온유하고 친절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친절은 상대방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먼저 나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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