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 사랑의 신호를 거절하고 타자와 소통하는 문을 닫아버릴때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삶으로부터의 단절이요, 사랑의 그믐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고진하목사(춘천 성암감리교회 부목사)의 산문집 ‘나무신부님과 누에성자’가 나왔다.

이번 산문집은 강릉 사천에서의 목회생활을 정리하고 원주로 거처를 옮긴 후 쓰여진 글들을 모은 것.

‘빈칸을 넓히며 살라’‘이 큰 사랑이 어떻게 내 몸안에 있을까’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성찰을 담은 이 책은 독자에게 명상집을 보는듯 삶에 대한 신선한 각성을 준다.

자연과 인간, 세상 만물의 조화로운 삶을 원하는 고목사의 시선은 한자리에서 움직임없이 만물과의 조화를 꽃피우는 나무가 되기를 꿈꾼다.

‘깨어있는 이들은 가슴으로 안다. 만물속에 깃들여 있는 신성과 돌이나 나무, 호랑거미 한마리조차 공경해야할 친족임을!’

자연과의 교감을 꿈꾸는 고목사의 시선은 자연스레 만물에 대한 사랑으로 옮아가 자신의 상처에서 나오는 체액으로 다른 것들을 썩지 않게 만드는 옻나무를 통해 참사랑을 말한다.

‘진정한 사랑은 상처를 통해 흘러 나온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 해 주저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라고 옻나무가 전하는 말을 자신의 입으로 대신한다.

영월에서 태어난 고진하목사는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으며 1997년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우주배꼽’‘얼음수도원’등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현재 춘천 성암교회 부목사와 원주에서 문학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趙眞鎬 odysse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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