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듯 말듯, 있는듯 없는듯이 발 아래에 있는 들풀들을 우리는 그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작은 들풀들은 더욱 작아져 잘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아름다움을 전혀 느낄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하찮은 잡초라 여기게 되지요.

우리의 눈 높이를 낮추어 보세요. 낮추는 김에 더욱 낮추어 엎드려서 들풀들의 키 높이에서 바라보세요. 보이지 않았던 생명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보잘 것 없던 들꽃이었지만 빛의 마술사가 빚어내는 꽃 빛깔의 영롱함과 솜털들의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통해 그동안 보지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게됩니다. 또한 부드럽고 달콤한 꽃과 들풀의 향기가 내 몸 가득히 배어옵니다.

들풀 속에 누워 풀잎 속에 걸린 태양과 저녁 노을을 한번 바라보신적이 있으신가요? 그렇게 작고 보잘 것 없던 들풀들이 마치 거목이 된듯한 느낌을 받게 되지요.

우리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 삶 속에 다가 오신 예수님처럼 삶의 사건들과 이웃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번 바꿔 그들의 눈 높이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그들을 이해하게 될뿐만 아니라 그동안 전혀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작은 들꽃의 노래소리에, 풀잎에 맺힌 새벽 이슬의 맑은 가락에 그리고 우리 이웃의 아픔에… 마음을 비우고 그저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에 들려오는 소리없는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 영혼에 하나님의 청아한 사랑의 노래가 흐르게 하십시요.

<최병성목사.영월 서강생태연구소장. www.seoga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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