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창성

서울본부 정치부장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강릉을 찾았다. 올들어 지난달 16일 있었던 광주·전남 업무보고에 이은 두번째 시·도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14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를 위해 춘천을 찾았다. 따라서 이날 도방문은 취임후 두번째이자 영서와 영동을 모두 아우르는 의미도 담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겨울가뭄 대책을 찾기위해 제일 먼저 가뭄상황 점검회의를 가졌다. 이어 김진선 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보고를 겸한 강원지역발전토론회를 갖고, 도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영동지방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해양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지원센터를 방문한데 이어 일자리 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는 향토기업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김은혜 부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강원도에 세계적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표본도시인 녹색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녹색성장은 이 대통령의 최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8월 15일 건국 60주년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앞으로 ‘새로운 60년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거쳐 환경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을 맞는 오늘,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의 축으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녹색성장은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며, 녹색기술과 청정 에너지로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국가발전 패러다임”이라고 평가했다.

녹색성장은 21세기의 대표적인 글로벌 이슈다. 지난해 10월초 미국 대선을 한 달여 남겨두고 버락 오바마 후보의 핵심참모로 활약했던 야슨 펄만(Jason Furman) 전 미 브루킹스 수석연구원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당면할 국제경제 10대 핵심과제’(Top 10 Global Challenges Facing America’s 44th President)라는 보고서에서 녹색 성장을 두번째 주요 과제로 지목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행정부의 대외 경제정책뿐 아니라 우리 경제정책과 대외전략에도 주는 시사점이 큰 것으로 평가되며 주목받았다. 야슨 펄만은 국제경제 10대 핵심과제로 △국제 금융시장 안정 △녹색성장 △개발원조 △무역 등 4대 글로벌 이슈와 △중국 △인도 △러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등 6대 지역전략을 제시했다. 녹색성장의 가치와 의미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대통령이 도를 방문해 던진 이슈가 ‘녹색성장’과 ‘녹색도시’다. 이 대통령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강원도가 이를 위한 최적지며, 그렇게 만들어진 저탄소 (녹색)도시는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강원도민들이 이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도를 방문한 이날도 강원도민들은 생계형 일자리 창출예산 확대(강릉), 실종어민 유가족 보상대책(동해), 부동산 거래 20년래 최저치 급감(원주) 등 당장 코 앞에 닥친 현실적인 과제로 발을 동동 굴렀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과 지역발전 종합대책이 도민들로부터 ‘현금’과 ‘어음’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제시된 ‘녹색성장’과 ‘녹색도시’가 도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스스로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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