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동열

삼척주재 취재부국장
세칭 잘 나가는 낭보만 이어지던 삼척시에 충격적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서 고용률이 도내 최저로 진단받은 것이다.

LNG 생산기지와 종합발전단지 등 무려 8조7000억원대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하고, 세계소방방재장비 엑스포를 개최한 데 이어 소방방재산업 특구로 지정되는 등 들뜬 소식만 듣던 시민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삼척과 동해, 태백 등 강원남부권 3개 시(市) 지역은 예외 없이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삼척은 고용률이 50.2%로 도내 최저에다 전국적으로도 충남 계룡시(48.3%)에 이어 두번째로 고용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해(51.6%)와 태백(50.9%)도 가까스로 50%를 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고용률이 어떻게 산출되는지, 또 영동남부권 지역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면 최악의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먼저 고용률이 어떻게 산출되는 지부터 살펴보자. 고용률은 만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말해주는 수치로 실업률과 함께 또 다른 형태의 고용지표다. 한 나라나 지역이 노동가능인구에게 얼마나 많은 고용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고용률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활력있는 지역경제 구조를 갖춘 것”이라고 진단한다.

고용률 통계에서는 군인은 제외된다. 그러나 대학생과 주부, 노인은 모두 포함된다. 만약 대학생이나 주부, 노인이 경제활동인구 조사 시점(매월 15일이 들어간 1주) 1주일에 소득을 목적으로 1시간이라도 일을 했다면 고용률은 높아진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업률도 한번 살펴보자.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되는데, 일할 의사를 가지고 구직 활동을 한다면 경제활동인구에 속하게 된다. 그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취업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실업자이고, 그 비중이 곧 실업률이 된다.

이번 조사에서 도내에서 실업률이 가장 높은 도시는 원주(2.7%)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업자가 많은 원주는 도내에서 지역경제가 가장 안좋은 곳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원주는 기업이 늘면서 일하고 싶어하는 구직자들이 많이 몰리는 특성 때문에 실업률이 도내 최악의 상황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문제는 강원남부권이다. 통계조사를 한 동북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삼척과 동해, 태백 등은 고용률이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낮은 특이한 구조를 가져 비경제활동인구가 많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구직을 단념하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삼척의 고용률은 앞으로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강원대 도계캠퍼스 개교로 주소를 이전하는 대학생들이 더 많이 유입되고, 노인 인구는 계속 늘기 때문이다. 대학생이나 주부,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고용 유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고용률은 매번 전국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주처럼 실업률이 높아지더라도 생계를 책임지는 진정한 구직자들이 삼척에 더 많이 몰려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LNG생산기지와 종합발전단지 건설에다 소방방재 기업유치가 결실을 거둔다면 고용률이 높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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