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니 이렇게 좋을수가...”

18일 그렇게도 기다리던 비가 내리자 농민들은 새벽부터 들판에 나가 삽을 들고 물꼬를 트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17일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비는 도내 각 지역별로 넉넉한 비를 뿌려 애타게 비를 기다리던 농심을 촉촉히 적셨다.

철원평야 등 아직 모를 내지 못한 지역의 농민들은 이앙기를 동원, 마지막 모를 심었고 물꼬를 막는 등 모처럼 가뭄끝에 내린 단비를 흘러보내지 않기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강수량=18일 오후 1시를 기해 영서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17일 밤부터 내린 비는 18일까지 곳곳에 흡족한 양의 비를 뿌렸다.

이날 오후 7시현재 인제지역에 가장 많은 81.5㎜의 비가 내렸고 철원 80.6㎜ 화천 70㎜ 홍천 59.5 양구 58㎜ 춘천 54.6㎜ 원주 52.5㎜ 등 영서지방 대부분이 5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영동지방은 속초가 22.6㎜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고성 18.5㎜ 태백 17.5㎜ 동해 15.2㎜ 강릉 10.2㎜ 삼척 10㎜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장마 전망=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 걸쳐있는 장마전선은 오는 23일쯤부터 제주와 남부지방으로 북상하면서 다음달 상순까지 전국이 장마권에 접어들 전망이다.

강릉지방기상청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도내의 경우 24∼25일까지 간간이 비가 내리다 26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영향권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

장마기간 강수량은 평년(151∼376㎜)과 비슷하겠다.

◆논·밭작물 해갈=道가뭄대책상황실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308㏊에 이르던 밭작물 한해가 완전 해갈됐고 모내기의 경우 18일 철원에서 12㏊의 모내기가 이뤄지면서 총 계획면적 4만6천600㏊의 모내기가 완료됐다.

또 모내기를 마쳤으나 논물이 부족한 춘천, 홍천, 철원, 화천 등 3천857㏊의 경우 양수기와 급수차가 동원돼 벼 생육에 지장이 없도록 양수작업이 계속 펼쳐졌다.

밭작물은 횡성, 원주 등 일부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이번 비로 파종 및 생육에 큰 도움을 받았으며 콩 48㏊, 고랭지 채소 등 170㏊ 등이 아직 파종을 마치지 못했으나 아직 파종 기간이 남아있는데다 이번에 내린 넉넉한 비로 안전단계에 들어섰다.

도내 하천과 저수지의 경우 대부분 바닥을 드러낸 상태로 예년 70%의 평균 저수율 수준까지 회복되기에는 더 많은 비가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식수난 해결=지난 15일까지 도내 63개지역 6만9천51명에 대해 제한급수가 이뤄졌으나 이틀동안 내린 비로 54개 지역(6만4천218명)의 식수난이 해결됐으며 속초시와 홍천 남면, 고성 간성·거진 등 9개 지역은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이번 주말부터는 이들 지역의 제한급수도 점차 완화돼 다음주 중에는 식수난이 완전 해결될 전망이다.

◆농촌 표정=춘천시 신북읍 발산리 沈운섭씨는 “인근 하천에서 물이 조금씩 불어나 하루종일 물꼬를 트는 작업을 했다”며 “아직 모내기를 못해 걱정하던 중이었는데 이번 비로 모내기를 완료하게 돼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金영인씨(43)는 “아침부터 비가 내려 아직 모를 내지 못한 주민을 도와 끝모를 내고 있다”며 “그러나 모내기가 늦어 반밖에 수확할 수 없는데다 밭작물의 대파작목 씨앗을 구하지 못해 많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선시군 관계자는 “주말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4개월가량 계속된 극심한 가뭄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李在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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