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오늘은 핵교 가는 날이라 서둘렀네… 영감이 시간 다 됐는데 안 가고 뭐하냐고 성화더라구” 한 분 두 분 모이신 마을회관은 이내 수다와 웃음으로 활기가 넘치지요. 80 넘어 무용한다고 영감이 더 좋아한다며 즐거워하시는 어르신의 얼굴은 그야말로 해맑은 봄꽃 같답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손 잡고 발 맞추고 엉덩이를 씰룩씰룩 어깨도 들썩들썩. 보건소에서 주최하는 어르신 건강체조교실이 열리는 날 마을회관의 풍광이지요.

인생은 초로와 같다고 어느새 늙어져버린 몸이지만 마음은 그대로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몸 건강한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건강이 성공이고 장수가 출세하는 게지요.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했는데 이 험한 세상에 노인이 될 때까지 그리고 춤추고 운동할 수 있는 정도의 몸을 유지하시며 살아온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한껏 땀을 흘리고 나면 반가운 간식 특히 고구마가 얼마나 맛있던지요. 보건소 직원이 몇차례 해다준 위문품 떡은 사기를 올려주고요. 누구 할 것 없이 돌아가며 내놓는 음료수는 분위기를 하루가 다르게 따뜻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줬지요.

처음 체조와 무용을 접할 때는 약간의 치매기가 있으신지 인지능력이 저하된 듯한 어르신들은 방향감각 또 깜빡 깜빡하는 기억력으로 조금 애로가 있긴 했지만요. 역시 반복의 힘이란 컸습니다.

어느새 능수능란하게 순서를 다 외우시고 드디어 음악에 몸을 맡기는 단계가 되었으니 신명날 수밖에요.

3월 11일은 드디어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것을 선보이는 날입니다.

무대에 선다는 설렘은 새로운 경험과 활력을 줄 것이고 다시 내년 이 프로그램을 손꼽아 기다리시게 될 것입니다.

벌써부터 이것 끝나면 서운해서 어떡해 하시니 말입니다.

그동안 어르신들을 통해 미래의 제 모습을 보며 잠시 제 늙음에 대해 숙고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어여쁘신 어르신들!

현대의학의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가 몸과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 합니다.

마음 단단히 먹어라. 마음 편히 가져라.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다. 라고 평소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몸 평안한 것이 몸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늘 말씀하고 계십니다.

잘 아시겠지만 기분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 최고의 지름길입니다.

기분 좋은 상태, 즉 기의 나뉨 또는 기의 분할이 좋은 상태.

다시말하면 기가 어느 곳으로 쏠려있다거나 어느 곳에는 기가 모자란다거나 하는 것이 없는 상태 기의 분할이 나쁘지 않은 상태 그것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기분이 좋은 상태입니다.

부디 날마다 기분좋은 상태 잘 유지 하셔서 내년에도 그 내년에도 오래도록 어르신 건강체조교실에 동참하실 수 있으시길 바라며 특히 내년부터는 남자 어르신들도 함께 하실 수 있기를 당부드립니다. 장호경·고성군 간성읍 광산 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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