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메말라 부르트던 대지에

한 방울 두 방울

꽃잎 같은 비가 옵니다.

생사의 기로에 매달리던 자연은

뼛속을 지나 가슴에 닿는

약보다 진한 효험에

파르르 눈을 뜹니다.

높고 먼 곳에 잔설이 있기는 하여도

가지 끝마다 풀포기마다

새순 출산에 혼이 나갔고

때마침 내려앉은 안개에

산들은 자연스레

동양화가 됩니다.

최수현·춘천시 석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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