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인지 가짜인지 물어볼 곳이 없어요’

최근 유명상표 도용 등 지적재산권 침해 사범에 대한 단속은 강화됐지만 막상 도내에 수입 제품의 진위를 가릴 전문기관이 없어 소비자들이 ‘가짜’피해에 무방비다.

춘천에 사는 주부 A씨(48)는 최근 소비자연맹 강원·춘천지회를 찾아 자신의 딸이 시내 한 수입판매점에서 무려 1천만원에 이르는 이탈리아제 옷들을 사왔는데 “주위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옷과 차이가 없다”며 진위 판정을 요구했다.

이에 소비자연맹측은 도내에 수입 제품 여부를 가릴 만한 전문기관이 있는지를 찾았으나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서울 본회를 통해 다시 판정기관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수입 제품 판정 기관이 없다보니 경찰 수사도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

도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올 3월 샤넬, 구찌 등 외국 유명 상표를 도용한 가짜 귀금속 판매상을 무더기로 적발했지만 전문 감정인이 없어 일부러 해당 상품 수입상에 공조를 요청해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들어보지도 못한 외국 상표들까지 난무해 과연 어디에 감정을 의뢰할지 수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고가의 외국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 대부분이 외제를 샀다는 것만으로도 ‘죄의식’에 빠져 신고를 기피, 가짜 외제 유통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金根成 root@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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