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1천210만달러) 5연패를 노리던 `잔디코트의 황제' 피트 샘프라스(미국)가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샘프라스는 3일 새벽(한국시간) 윔블던 올잉글랜드론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스위스의 15번시드 로저 페더러(19)와 3시간41분의 풀세트 접전 끝에 2-3(6-7<7-9> 7-5 4-6 7-6<7-2> 5-7)으로 졌다.

윔블던 통산 전적 56승1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자랑해 온 샘프라스는 96년 대회8강전에서 리하르트 크라이첵(네덜란드)에 진 이후 5년만에 첫 패배를 안아 연승 기록을 '31'에서 멈추며 통산 56승 2패가 됐다.

또 샘프라스는 이번 패배로 윌리엄 렌쇼(영국)와 타이를 이룬 윔블던 최다승(7승) 기록 경신과 함께 비외른 보리(스웨덴)가 보유한 대회 5연패 기록에 타이를 이루는 데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샘프라스는 "알다시피 탁월한 업적도 오래가지는 않는다"면서 "오늘은 그저 목표에 조금 못 미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샘프라스는 특유의 강하고 각도 큰 서비스로 페더러를 압박했으나 페더러 또한 샘프라스와 같은 25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퍼부으며 맞섰고 오히려 범실은노련한 샘프라스보다 적게 하며 대어를 낚았다.

샘프라스는 1세트 타이브레이크 게임을 7-9로 내준 뒤 2세트를 겨우 따냈지만 3세트를 4-6으로 잃고 세트스코어 1-2로 위기를 맞았다.

이미 '황제'의 위용을 잃어버린 샘프라스는 4세트에서 고전을 거듭한 끝에 겨우타이브레이크 게임을 따내 세트스코어 2-2로 균형을 맞췄지만 결국 마지막 세트를 5-7로 잃고 자신의 안방처럼 여겼던 센터코트를 쓸쓸히 떠났다.

반면 호주오픈 우승 이후 시즌 두번째 메이저 패권을 노리는 2번시드 앤드리 애거시(미국)는 니콜라스 키퍼(독일)를 3-0(6-3 7-5 7-5)으로 쉽게 완파하고 8강에 올라 니콜라스 에스쿠드(프랑스)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에스쿠드는 이날 우승후보 중 하나인 5번시드 레이튼 휴이트(호주)를 3-2(4-6 6-4 6-3 4-6 6-4)로 따돌려 페더러와 함께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단식에서는 '흑진주 자매'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나란히 8강에 올랐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2번시드 비너스는 나디아 페트로바(러시아)에 단 2게임만허용하며 2-0(6-2 6-0)으로 완승했고 세레나 역시 12번시드 막달레나 말리바(불가리아)를 단 49분만에 2-0(6-2 6-1)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준준결승에 합류했다.

8강전에서 9번시드 나탈리 토지아(프랑스)와 맞붙는 언니 비너스는 어느 정도승리를 자신하는 반면 세레나는 4번시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돼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는 캐프리아티는한 수 위의 기량으로 15번시드 상드린 테스튀드(프랑스)를 58분만에 2-0(6-1 6-2)으로 꺾었다.

이 밖에 99년 우승자인 3번시드 린제이 대븐포트(미국)는 강적인 14번시드 옐레나 도키치(유고슬라비아)를 2-0(7-5 6-4)으로 꺾고 7번시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와 8강전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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