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낮 기온이 제법 올라가면서 얼굴을 익게 하는 땡볕이 내리 쬐었습니다.

점심을 막 먹고 난 시간이 되었을까 운동회가 있었는지, 초등학교 아이들이 한결같이 체육복 차림으로 입에는 아이스크림과 사탕을 하나씩 물고 삼삼오오 재잘 거리며 집으로 향하는 모습들이 귀여워 보였습니다.

그중에는 제법 성숙해 보이는 5, 6학년 아이들도 보였고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되어서 젖냄새가 폴폴 나는 녀석들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무리의 아이들이 지나가고 난 후, 이제 1학년에 갓 입학했을 아이들 둘이 오다가 내가 있는 곳에서 손을 흔들고 헤어지는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헤어져 내앞을 지나가던 남자아이 하나가 아저씨 사탕 드실래요? 하면서 사탕을 내미는 것입니다.

아,그 순간 고녀석이 얼마나 예쁘고 귀엽던지 홀딱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 아이의 마음이 참 곱고 이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작고 예쁜 천사를 둔 부모는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에 저절로 시샘이 나기도 하면서 흐믓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 아이가 지나가고 조금 있다가 엄~마 하고 달려가는 아이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아이를 마중나온 엄마에게 달려가 안기는 아이 모습을 저 혼자 그려 보았습니다.

밖에서 일을 하다가 한낮의 땡볕에 흘린 땀방울이 그 아이를 만나서 얼마나 시원해졌는지 모릅니다.

내일은 내가 먼저 땀을 흘리고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고 “아이스크림 먹을래?” 하고 물어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아이가 권하던 작은 막대 사탕 하나는 그냥 사탕이 아니라 그 작은 조막손으로는 차마 다 쥘 수 없는 제비꽃 같은 사랑이었습니다.

전 오늘 작고 귀여운 천사에게 아주 소중한 사랑을 선물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 사랑의 작은 감동이 에밀레종소리처럼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울리고 세상을 울리고 있습니다.

오늘 저와 사탕 하나 드실래요?

김남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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