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만 리에서
찬이슬 되어 돌아온 친구야
흙냄새 먹물로 맞닿은 생명을
꿈의 무지개 젖이던 붓으로
창백한 슬픔 여울만 남겨둔 채
천사 되어 그대는 고향으로 찾아왔나
그리움 한아름 않은 저녁노울
애절하게 벗 삼고
그래 겨우 60 평생 짧은 세상
소풍 길로 다녀간단 말이 웬 말인가
불러도 대답 없는 친구 호승이
잘 가게 !
천년만년 살 오늘 자내 집 짓고
당신이 영원히 마지막 가는 길 보려고
눈물 앞세우고 찾아 왔다내
물방앗간 거친 숨소리처럼
세월의 한 자락 잡지도 않고
숨 막히는 삶의 꿋꿋한 의지를
돛단배 이성의 영혼에 담고서
60 여년 가꾸어온 당신의 꿈을
백옥 같은 너의 인품만 남겨놓고
한 만은 세상을 고통 속에
열심히 살아온 것이
겨우 이것이 답례란 말인가
친구야! 고향 솔 향 맡으며 고향 바다 냄새 맡으며…
철따라 찾아와 노래하는 새들과 같이
고이 고향에 잠드시게! 그대는 영원히 우리가슴에 남는 친구일 것이네
잘 가게!
심상순·시인